(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롯데쇼핑이 지난해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이후 지난달 회사채를 처음 발행한 가운데 롯데쇼핑 회사채의 신용위험이 동일 등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롯데쇼핑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동일 등급보다 벌어져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롯데쇼핑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47.7~49.5bp(bp=0.01%포인트)에서 움직였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로, 기업 신용위험을 나타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이후 지난달 30일 회사채를 처음 발행했다. 롯데쇼핑 투자부문은 롯데칠성음료 투자부문, 롯데푸드 투자부문, 롯데제과 투자부문(롯데지주)과 합쳐졌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가 출범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새롭게 출범한 롯데쇼핑의 회사채 수익률과 신용스프레드 등은 지난달 30일부터 집계되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과 동일한 신용등급(AA+)의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38.4~39.8bp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경쟁사이자 동일한 신용등급인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의 신용스프레드는 각각 32.4~33.8bp, 33.3~34.8bp 수준에서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롯데쇼핑 회사채의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총수 부재도 영향

이는 롯데쇼핑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쇼핑 주력인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의 영업이익은 감소 추세다. 올 1분기 매출액 연결기준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비중은 각각 18.9%, 35.7%다.

국내 백화점 영업이익은 2014년 7천121억원, 2015년 6천67억원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4천727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할인점 영업이익은 2014년 2천239억원에서 지난해 216억원으로 급감했다.

황용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핵심사업인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영업실적이 부진하다"며 "온라인 등 다른 유통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수익성 회복이 제약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적자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 해외사업 영업손실은 2014년 2천503억원, 2015년 2천535억원, 2016년 2천69억원을 기록하다가 작년 3천287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런 적자는 대부분 중국사업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중국 대형마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5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화북법인과 화동법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중국사업 철수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매각하지 못한 일부 점포를 자체 폐점할 때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매각을 진행 중인 나머지 점포가 실제로 매각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재무구조도 나빠졌다. 실제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2014년 2.7배에서 지난해 4.2배로 악화됐다.

총수 부재도 롯데쇼핑 신용위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2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신동빈 회장 구속이 롯데쇼핑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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