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증권업계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바이오 기업에 대한 '러브콜'이 재개될 조짐이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이슈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장폐지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점에서 바이오 관련주 전반에 매수 기회가 될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일부 쟁점에 대해 분식으로 결론 내렸으나 예상대로 상장적격성실질심사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의 유일한 리스크는 상장폐지다"라며 "상장폐지만 아니라면 과징금을 100억원 혹은 1천억원을 내더라도 시가총액 28조원인 삼성바이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선위는 전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조치안 심의 결과 공시누락 부분에 대해 '고의'라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조치안 핵심 지적 사항에 대해선 결론을 유보하고 금융감독원에 다시 감리할 것을 요청했다.

공시 누락에 의한 회계처리 기준 위반은 상장 실질심사 대상은 아니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단 상장폐지 우려는 벗어나게 됐다.

오 연구원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회계 위반 금액이 5조7천억원으로 자기자본의 400%에 달하는 분식을 저질러 상장적격성실질심사를 받았음에도 상장폐지를 면한 바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관계회사 변경에 대한 당국의 추가 심의가 있어 회계 리스크는 아직 남아 있지만, 일부 리스크는 분명 해소됐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대해서는 회계기준 위반으로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지만, 상장폐지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고 봤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심사 때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설사 회계부정으로 판결되더라도 무조건 상장폐지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진홍국 연구원은 "이는 과거 분식회계에 연루됐으나 상장폐지는 되지 않았던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 등의 케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따라서 과거 사례와 경중 및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삼성바이오가 실질적으로 상장폐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건으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된다면 이는 제약ㆍ바이오 섹터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에 대한 디스카운트로 확대될 수 있어 주식시장에 미칠 충격은 매우 커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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