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 패턴은 조금씩 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증시의 주도주 격인 IT주를 지속적으로 팔면서 자산주에 베팅하는 식이다. 외국인이 기업 실적보다는 가격 메리트에 집중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화면번호 3803) 등을 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증시에서 1조1천7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연속 순매수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상위종목(화면번호 3330)에 따르면 외국인이 7월에 가장 많이 산 종목은 KB금융이었다. 전일까지 순매수 규모는 4천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생명(2천120억원)과 POSCO(2천64억원), LG화학(997억원), 오리온(727억원), 현대모비스(535억원), LG(510억원), 효성(465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파는 종목은 IT 대형주에 집중됐다.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를 1천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우(867억원)와 삼성바이오로직스(681억원), LG전자(552억원), SK하이닉스(499억원) 등도 주요 매도 대상이다.

외국인이 국내증시 상승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지속하면서도 세부 포트폴리오에는 변화를 주고 있는 셈이다. IT주 주도의 장세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대우는 외국인이 실적보다는 가격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순매수 상위 업종의 특징이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자산 매력이 높은 종목군이라는 점에서다. 외국인이 팔고 있는 반도체 등 IT 종목군의 PBR은 1배 중반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매는 비IT 업종으로의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IT가 부담되는 투자자는 외국인이 사고 있는 철강과 조선, 은행, 보험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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