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논란이 된 진에어가 항공 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지만,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로 다시 불확실성 국면에 진입했다. 진에어의 주가는 특별세무조사 소식이 전해진 후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주 상승분을 고스란히 되돌려놨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진에어는 전일 6.07% 급락했다. 주가는 지난 17일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한 항공면허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6.22% 상승했지만, 세무조사 불확실성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진에어는 지난 4월 11일 3만4천300원으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6일에는 2만350원까지 떨어졌다. 조 전 전무가 2010∼2016년 미국 국적으로 진에어의 등기이사를 맡아 항공법령을 위반한 데 따라 면허 취소에 대한 우려가 불거져서다.

국토부는 지난주 근로자 고용불안과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손실 등 악영향이 크다는 점을 이유로 진에어에 대한 항공면허는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계속되는 경우 법규에 따라 제재할 방침을 밝히고 신규노선 허가 제한과 신규 항공기 등록 제한 등의 조처를 내리기로 했다. 이러한 제재는 진에어의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여기에 전일 국세청이 진에어를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돼 투자심리는 다시 위축됐다.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조사가 아닌 특별세무조사라는 점에서 총수 일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사들은 진에어가 항공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지만, 제재 등으로 향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진에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면허 취소 불확실성 해소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다른 제재안들을 비롯해 세무조사라는 악재 때문에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예정이었던 기재도입은 국토부의 신규기재 등록 보류에 따라 4분기로 연기됐고 이번에 제재가 명시화되면서 4분기 도입 여부도 불확실해졌다"며 "하반기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방 연구원은 이러한 불확실성 요인을 반영해 진에어에 대한 목표가를 기존 4만2천원에서 2만9천원으로 31% 하향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국토부가 여전히 외형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어 신규노선과 여행객 확보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실적 부진과 기재도입 지연 영향을 반영해 목표가를 4만2천원에서 3만6천원으로 14% 하향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규모 경쟁에서 뒤처진 데 따라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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