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마찰 없었어도 침체"..모건 스탠리 "보복 관세, 반도체 수익 최대 25% 잠식"

"AI-IoT 등 신기술 아직 초기 단계인데 반해, 시장 기대 과다해 공급 넘치는 것"

"반도체 성장 탄력 회복돼도, 삼성전자 등 선두 메이커들 전망 밝지 않다"

"대다수 기술-인터넷 대기업, 제품-데이터 센터용 메모리칩 자체 생산하기 때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심각한 하강이 조만간 불가피한 국면이라고 크레디 리요네 시큐리티스 아시아(CLSA)가 11일 전망했다.

CLSA의 반도체 투자 애널리스트 세바스천 허우는 이날 홍콩의 CLSA 투자자 포럼 와중에 가진 CNBC 회견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미중 무역 마찰이 발생하지 않았어도, 반도체 부문 하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허우는 그러면서 메모리칩 가격 하락과 과다한 재고, 고속 성장하는 데이터 센터와 자동차 및 산업용 쪽 반도체 수요 둔화 등 이미 여러 경보음이 제기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모건 스탠리의 숀 킴 애널리스트도 반도체 부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 생산-수요자들과 폭넓게 대화한 결과를 토대로 메모리 시장 여건이 갈수록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킴 등은 이와 관련해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한 관세 인상이 반도체 업계 수익을 최대 25% 갉아먹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트너 집계에 의하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4천204억 달러(약 472조7천818억 원)로, 한해 전보다 21.6% 증가했다. 메모리칩 공급난으로 가격이 뛴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가트너는 지난 1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증가가 올해는 한자릿 수에 그칠 것이라면서 "조정 때문에 내년에는 매출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CLSA의 허우도 유사하게 전망했다.

그는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 4분기까지 때때로 연율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9년 전체로도 거의 제로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허우는 인공 지능(AI)과 이동통신 5G, 그리고 이른바 사물 인터넷(IoT) 같은 신 기술이 궁극적으로 반도체 수요를 회복시킬 수 있겠지만 "그것의 상당 부분이 아직 초기 단계인데 반해 사람들의 기대감은 과다하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과다한 예약으로 현재 공급이 넘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단 순환적 하강이 끝나면 다양한 새 애플리케이션 덕택에 반도체 산업 성장의 탄력이 회복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우는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인텔, SK 하이닉스 및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기존 반도체 대기업의 전망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기술 및 인터넷 대기업이 자기네 제품과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메모리칩을 자체 생산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이들 반도체 대기업이 시장 여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최적화에 부심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패러다임이변하면서, 향후 5~10년 이들의 시장 점유율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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