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개인투자자들의 공모펀드 기피 현상이 펀드 성과의 부진과 함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의 횡포에 가까운 행태도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판매양상의 특징과 시사점'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9년 이후 급격한 판매잔고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공모펀드 투자기피 현상이 펀드성과의 부진뿐만 아니라 판매과정에 내재한 투자자와 판매사 간 이해상충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고 진단했다.

공모펀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다른 금융투자상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17년 말 기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판매잔고 중 개인 비중은 약 80% 수준에 이른다.

이에 따라 투자자와 판매사 간 정보비대칭 수준이 높아 투자자는 공모펀드 가입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나 이해상충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판매사는 판매보수나 판매수수료가 높은 펀드, 계열사펀드 등을 투자자에게 권유할 가능성이 크고 신규펀드 가입을 위해 기존 펀드의 환매를 유도할 수 있다"며 "그 결과 투자자는 당초 기대했던 수익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얻거나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9년 이후 월별 자금 순유입액을 보면, 최근 1년간 자금유입이 많았거나 성과가 우수한 펀드, 또는 계열사펀드일수록 자금 순유입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펀드에는 비계열사펀드보다 펀드당 월평균 4.6억~5.6억원가량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또한, 액티브펀드로 한정하면 판매보수 1단위 변화에 대한 자금순유입액의 변화가 1.66~1.68 수준의 유의한 양수로 추정됐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판매보수가 높을수록 자금 순유입 규모도 뚜렷하게 커진다는 의미다.

판매보수가 높은 펀드일수록 미래 운용성과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김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판매보수 1단위 변화에 대한 미래수익률의 변화는 미래 1년 -0.68, 미래 2년 -2.24, 미래 3년 -1.66으로 추정됐다. 이는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판매보수가 10bp 높은 펀드는 그렇지 않은 펀드에 비해 자금순유입 이후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 연평균 0.06%~0.11%포인트가량 낮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계열사펀드의 경우 비계열사펀드에 비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 판매 이후 3년간 연평균 0.19%~0.35%포인트가량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펀드 판매사가 투자자보다는 자사에 이익이 되는 판매보수가 높은 펀드 또는 계열사펀드를 판매한 결과 투자자가 손실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운용업계의 운용성과 제고 노력과 함께 '운용사-판매사-투자자'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는 감독당국의 제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이해상충 및 불완전 판매 방지를 위한 감독당국의 모니터링 강화 노력 이외에도 개방형 플랫폼을 확대해 구조적으로 투자자가 지불하는 판매관련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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