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시작 후 주가 7.3%↓..7억3천600만 홍콩달러 '낭비'

WSJ "바이백 규모 미미한 탓..알리바바, 앞서 공개한 바이백 실행 안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중국 인터넷 거대 기업 텐센트가 지난 한달 여 매 거래일 바이백(자사주 매입)을 실행했으나 주가 하락을 견제하지 못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저널은 텐센트의 이런 바이백이 아시아에서는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 주식은 지난해 두배 이상 오른 후 올해 들어서는 시총이 25%가량 증발했다.

저널은 중국 당국이 텐센트 주요 수익원인 게임 규제를 강화한 것이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텐센트 주식은 지난 9일까지 8 거래일 연속 빠지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주당 300 홍콩달러(4만3천359원)를 밑돌았다. 이런 주가 약세는 텐센트 상장 후 연간 기준으로 최악이다.

저널은 텐센트 바이백이 2014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통상적으로는 바이백이 주가를 떠받치지만 텐센트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텐센트가 지난달 7일 바이백을 시작한 후 주가는 오히려 7.3% 하락했다고 집계했다.

이런 약세는 같은 기간 항셍 지수 하락 폭의 두배가 넘는 수준으로 비교됐다.

텐센트가 홍콩 증시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바이백에 지금까지 약 7억6천800만 홍콩달러를 지출했다.

저널은 텐센트 바이백이 회사가 기대하는 효과를 내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미미한 규모가 지적됐다고 전했다.

팩트셋 집계에 의하면 텐센트는 9일까지 바이백을 통해 230만 주를 매입했다.

이는 텐센트 유통 주식의 0.02%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어 퍼시픽-야마이치 인터내셔널의 홍콩에 있는 케빈 탐 애널리스트는 "(텐센트 바이백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그 규모가 미미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조치는 시장에 '주식이 싸다'는 신호만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팩트셋 집계에 의하면 텐센트 주식의 향후 12개월 주가 수익률은 약 26배로,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널은 골드만 삭스 분석을 인용해 미국의 경우 바이백이 지난 5년 시총의 3%에 해당하는 연 평균 5천억 달러에 달한 반면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는 0.1%에 불과한 것으로 비교했다.

저널은 美 증시 투자자들이 바이백 종목을 선호한다면서, S&P 500 바이백 지수가 S&P 500 지수를 100%포인트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저널은 텐센트 외의 다른 중국 IT 거대 기업도 바이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나스닥 상장 바이두 이사회가 지난 6월 10억 달러 규모를 승인했음을 상기시켰다.

뉴욕에 상장된 알리바바도 지난달 앞서 승인한 60억 달러 바이백 실행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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