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국내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위탁영업(브로커리지) 주력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주가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주식 거래 부진에 실적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이지만,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그 우려는 완화하는 분위기다. 자산 등으로 평가한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가 반등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9일 7만6천9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29일 장중 고점 13만1천500원 대비 41% 급락한 가격이다. 주가는 지난 12일 장중 7만3천4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주가 하락폭은 중·대형 증권사 중에선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약 29%, 삼성증권은 25% 하락했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은 각각 20%, 15% 떨어졌다.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한 자릿수 하락(9.2%)에 그쳤다.

키움증권 주가 하락폭이 유독 컸던 것은 주가 조정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것이란 우려에서다. 주식 거래가 줄어들면 키움증권의 강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꾸준하게 체질 변화에 나선 덕분에 거래 부진에 따른 실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증시의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3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5% 감소했지만, 키움증권의 리테일 지표는 견조한 수준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개인 점유율이 26.8%로 상반기(26.0%) 대비 상승했으며, 일평균 계좌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자본의 95%가 신용융자에 활용되면서 보유 개인 고객들이 꾸준하게 거래를 일으킨 점도 리테일 선방의 이유가 됐다.

신한금투는 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이 809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5.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려가 반영됐던 시장 예상치보다는 실적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하락폭도 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임희연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1년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는 과거 금융위기 수준으로 낙폭 과대 구간이다"며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비즈니스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리테일 부문 경쟁자 출현으로 인식된 점도 키움증권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과도했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증권사 인수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카카오페이 모델은 자기자본이나 경쟁 강도를 고려할 때 키움증권보다는 자산관리 중심 영업모델을 지향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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