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캐나다에서 체포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화웨이 내에서 평범한 고위 임원이 아니다.

멍 CFO는 화웨이를 설립한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로 이사회에서 공동 부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 잠재적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서 멍 CFO는 '화웨이의 얼굴'로 통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멍 CFO는 화웨이의 핵심 인물일 뿐만 아니라 막 무역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향후 협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지난해 멍 CFO는 이사회에서 공동 부이사장에 오르면서 승계구도에서 자신의 아버지 바로 밑으로 올라갔다. 런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 구도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세 명의 순환 회장과 비슷한 행보이다.

멍 CFO가 이같은 직책에 오르면서 화웨이 내에서는 그가 향후에 회사를 이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화웨이는 아직 승계 계획을 한 번도 밝힌 적이 없다.

25년간 화웨이에서 일해온 멍 CFO는 여러 부서에 걸쳐 직책을 맡아왔고, IBM과의 파트너십을 주도하기도 했다.

멍 CFO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화웨이의 얼굴로 통한다.

화웨이는 상장기업은 아니지만 멍 CFO는 일부 연간 실적을 투자자들에게 발표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또 화웨이 ICT 파이낸스 포럼으로 알려진 화웨이의 연례 금융포럼의 주최자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뉴욕과 칸쿤, 밀라노 등지에서 투자은행가와 애널리스트, 금융시장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이 연사로 참석하기도 했다.

팀을 중시하고 엄격하고 활동적인 문화를 가진 화웨이에서 멍 CFO는 강인하지만 차분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대중에 더 많이 알려진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과 달리 멍 CFO는 화웨이의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인 화웨이 커넥트에서도 연설을 하지 않는다.

화웨이 커넥트는 주로 상하이에서 대형 전시장을 빌려 소비자와 언론에 다양한 기술을 소개한다.

지난 2007년 멍 CFO는 스카이컴 테크를 보유한 화웨이 지주회사에서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바 있다. 스카이컴 테크는 홍콩 소재 기업으로 이란과 사업하고 있으며, 직원들은 자신들이 '화웨이-스카이컴'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고 있다.

2008년 멍 CFO는 스카이컴 테크의 이사가 됐으며 그 이듬해 4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같은 역할이 미국 당국의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멍 CFO는 런 회장의 두 자녀 가운데 한 명이다.

다른 한 명은 런핑으로 화웨이가 소유한 스마트컴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선전 본사에서 화웨이 직원들을 위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 내 카페 관리와 케이터링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관은 이날 멍 CFO 체포에 대해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하며 올해 다른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제재 위반과 반도체 디자인 기밀 유출을 이유로 처벌을 받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정부가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통해 스파이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화웨이의 글로벌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는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서방의 다른 업체들의 장비와 마찬가지로 자사의 장비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