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올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은 5조7천억원 넘게 순매도해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7천2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약 8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한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외국인은 2016년 11조3천억원, 2017년 6조6천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서 3년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올해 매도 전환은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영향을 주면서 2월 이후 5개월 연속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국내 기준금리를 웃돈 것은 물론 신흥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됐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 매수가 다시 유입되는 듯했으나 10월에만 4조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가며 증시에 충격을 줬다. 당시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급속도로 악화하던 때였다.







국내 기관도 올해 전체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만 증시를 받치는 모양새가 됐다.

기관은 2조8천90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보험과 사모펀드, 정부가 1조원 넘게 팔았고, 금융투자가 8천억원, 투신이 6천억원가량 순매수를 나타냈다.

연기금은 560억원 순매도를 보이며, 2009년 이후 처음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자사주 매입 등이 주로 포함되는 기타법인은 1조6천억원의 매수 우위로 기록됐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를 보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5천800억원, 4천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매도 여파로 올해 코스피는 전년 대비 17.3% 하락하면서 2년 만에 2,100선을 밑돌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외국인 수급은 대외 불확실성에 더해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 수급 열위 현상이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