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한국증시가 미국 등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부진한 것이 결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국내 주가와 경제 성장률의 관계에 대한 재고찰'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은 성장률 하락과 연관돼 있다"며 "한국과 미국 간 주식시장의 상대 성과 또한 양국의 성장률 차이를 반영한 현상이다"고 진단했다.

장 연구위원이 제시한 코스피200 수익률과 국내 성장률 추이를 보면, 코스피200이 정체 시기에 접어든 2011년 말 전후로 국내 성장률 추이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2011년 말 이후 성장률의 평균값과 더불어 변동성이 많이 감소했는데, 이러한 성장세의 흐름이 국내 주식시장 정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반면에 2017년 상반기 코스피200은 20%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2017년 3분기는 국내 성장률이 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로도 3.8%를 기록하면서 2012년 이후 모처럼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시기였다.

2018년 이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주식시장도 조정 국면에 진입했고, 2017년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2018년을 마감했다.







미국 주식시장과 비교에서도 주가와 성장률의 상관관계를 엿볼 수 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코스피200 수익률은 약 80%로, S&P500(178%)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관찰 기간을 2012년부터로 두면 코스피200과 S&P500 수익률은 각각 10%, 100%로 그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장 연구위원은 양 지수의 수익률 차이는 두 나라의 성장률 차이와 비슷한 추세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 말 이후 국내 성장세의 상대적인 둔화로 성장률 차이가 큰 폭으로 벌어졌고, 이에 따라 코스피200의 상대적 부진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2017년과 2018년 국내 증시 흐름도 성장률 추이에 밀접하게 연동했다.

2017년 성장률 전망치는 연초 2.5% 수준에서 연말에 3.1%까지 상승했다. 이를 선반영해 코스피200 지수는 같은 해 6월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반대로 2018년 성장률 전망치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연초 3%였던 2018년 성장률 전망은 연말 2.6%까지 하향 조정됐다. 이에 코스피200은 2017년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2016년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장 연구위원은 "무역 분쟁을 비롯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의 경기 둔화 여부와 통화정책 경로, 그리고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등의 대외적 요인들이 올해 국내 성장률 변화에 영향을 주며 주식시장에 긍정 또는 부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성장세 회복이 전제돼야 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성장을 통해 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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