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CJ그룹 계열사인 CJ CGV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CJ CGV가 지난 2016년 인수한 마스 엔터테인먼트 그룹(터키법인)이 '부실 덩어리'가 된 결과다.

신용평가사는 CJ CGV가 재무지표를 개선하지 않으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 CJ CGV 부채비율 300%대…TRS 평가손실 탓

21일 업계에 따르면 연결기준 CJ CGV 총차입금은 지난 2015년 5천793억원, 2016년 1조709억원, 2017년 1조617억원, 지난해 9천179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 40.9%에서 지난해 41.1%로 소폭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외감기업의 평균 차입금의존도가 20.3%인 점을 감안하면 CJ CGV의 차입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016년 176.1%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05.8%로 치솟았다.

CJ CGV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것은 터키 극장사업자인 마스 엔터테인먼트 그룹(터키법인)에서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CJ CGV는 지난 2016년 터키법인을 인수했다. 이때 메리츠종금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CJ CGV와 메리츠종금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CJ CGV 출자비율은 52.1%(3천149억원), 메리츠종금증권 출자비율은 47.9%(2천900억원)다.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는 자기자본으로 터키법인 지분 75.2%를 취득했다. 이런 인수과정에서 CJ CGV와 메리츠종금증권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TRS는 총수익매도자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 등 모든 현금흐름을 총수익매수자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약정이자를 받는 거래다. 총수익매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이다. 총수익매수자는 CJ CGV다. 기초자산은 메리츠종금증권이 보유한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 지분 47.9%다.

TRS 계약내용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이 TRS를 행사하는 시점인 2021년에 원화 기준 공정가치가 투자원금을 밑돌면 CJ CGV는 메리츠종금증권에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CJ CGV는 매 분기 말 환율변동에 따른 공정가치 상승·하락분을 파생상품평가손익으로 인식한다.

지난 2016년 CJ CGV가 터키법인을 인수할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미국이 터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2배 인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는 터키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그 결과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했다. 지난해 TRS 평가손실은 1천776억원을 기록했다.

CJ CGV 재무상태표에서 TRS 평가손실로 파생상품부채가 증가했다. TRS 평가손실에 따른 당기순손실로 이익잉여금(자본)은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함께 상승했다.

◇ 터키법인 영업권 손상차손 인식

CJ CGV가 터키법인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은 영업권 공정가치를 평가해 공정가치가 장부가치보다 하락하면 하락한 부분만큼 장부가치를 상각한다. CJ CGV는 터키법인 공정가치가 장부가치보다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터키 경제위기 등으로 터키 국고채 수익률과 현지 차입이자율이 상승한 탓이다. 국고채 수익률 등은 할인율을 산정할 때 쓰인다. 할인율이 상승하면 기업가치가 하락한다. CJ CGV가 영업권 손상차손을 인식해 자산총계와 이익잉여금(자본)이 감소했다.

신용평가사는 CJ CGV가 자본확충 등으로 재무지표를 개선하지 않으면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천885억원으로 CJ CGV 부채비율이 2017년 말 216.3%에서 지난해 말 305.8%가 됐다"며 "조속한 시일 내 자본확충을 포함한 재무부담 완화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CJ CGV의 자본확충 실시 여부와 규모를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재무부담 완화 수준 등을 판단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CJ CGV 관계자는 "자본확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CJ CGV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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