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중국과의 연례 정상회담에서 가까스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또 유럽기업들에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고 자국 시장에 대한 진입 기회 확대를 약속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그러나 최근 EU 회원국이 우려를 제기한 산업 스파이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EU 연례 정상회담에서 당초 EU 정상들이 회담장을 떠날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막판에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회담을 중국의 '외교 승리'라고 평가했다.

EU 정상들이 최근의 대결 구도의 언급을 삼갔고 중국이 '체계적 라이벌'이라거나 중국의 무역관행이 '불공정하다'는 등의 언급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U로서는 중국이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강제기술 이전에 나서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과 산업보조금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협조하기로 한 것은 진전으로 평가된다.

당초 중국과 EU는 이번 연례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 불발이 예상됐었다.

중국의 사업 관행에 대해 유럽 측의 단호한 입장이 나오면서 회담장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를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이 EU 동맹국에 중국의 무역이나 기술, 안보 측면에서 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 커졌었다.

리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과 함께 발언대에서 EU와 오래전에 했던 투자 계약을 "내년 말이나 그보다 일찍"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대표단은 그동안 중국이 실제로 개혁에는 나서지 않고 약속만 해왔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리 총리는 그러나 중국이 약속한 변화에 대한 마감 시한을 설정하는 것은 중국이 이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성명은 일반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유럽의 단결과 번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가 전한 중국의 약속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중국시장에 대한 EU 기업들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으로 통신과 교육, 의료서비스 등 중국이 당초 논의했던 분야가 포함됐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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