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이 중국 정부 당국이 내놓은 통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왕쥔쉰 농업농촌부 수의학국 부국장은 지난해 8월부터 총 129건의 돼지열병이 보고돼 102만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발표했다.

3월 암퇘지 숫자는 지난해 대비 21% 감소해 향후 공급상황이 우려된다고도 말했다.

3월 첫째 주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대비 2.1% 오르는 데 그쳤지만 4월 첫째 주에는 36% 뛰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돼지고기 상품은 줄어들고 공급은 타이트해질 것"이라면서 "돼지 가격은 올해 4분기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 통계국은 3월 기준으로 돼지 숫자가 3억7천5백만 마리로 조사됐다면서, 이는 지난해 12월 말 4억2천800만 마리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농업농촌부와 통계국의 수치보다 농촌 현지 상황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시노링크 시큐리티즈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돼지열병이 보고됐다던 129건 중 6건은 돼지 숫자가 1000마리가 되지 못하는 소형 축사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대형 돼지 축사의 돼지열병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정부가 이를 모두 보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대형 돼지 축사의 경우 돼지 공급량이 30~40%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체는 최근 현장 답사 등을 배경으로 내놓은 라보뱅크 판천쥔 애널리스트의 조사도 이 사실을 뒷받침해준다고 지적했다.

판천쥔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가능성에 있어서는 돼지 축사의 규모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축사의 위치가 어디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보뱅크는 중국이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최대 2억 마리가 살처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전체 돼지 숫자의 3배에 가까운 숫자다.

허베이성에서 돼지 축사를 운영하는 허베이대오농목그룹의 쑨다우 회장도 중국 당국 통계보다 돼지열병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쑨다우 회장은 많은 건수가 아예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베이성의 대다수 돼지 축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으며 주위 허난, 랴오닝 지역도 마찬가지"라면서 "대부분의 케이스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도 허베이성 쉬수이 지역에서 약 1만5천 마리 돼지가 살처분됐으나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업농촌부는 나중에서야 허베이성의 첫 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쉬수이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그때도 숫자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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