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돌입한 가운데 양국은 합의 문구의 해석이나 번역 과정에서 오해가 생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글로벌 무역합의에서 '애매모호함'은 피하기 어렵다면서 합의 관련 단어나 문구, 심지어 문법 등에 이르기까지 무역협상 당사국 사이의 논쟁을 해결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합의 이행과 관련해 불확실성을 최대한 없애고자 한다. 이 때문에 중국이 합의를 어겼을 때 일방적으로 처벌에 대해 결정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17년 동안 협상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전문가로 지금은 컨설팅업체 파일럿 락 글로벌스트래티지를 운영하는 엘레나 브라이언은 "미국은 계속 변하고 있는 정치적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강제력 있는 합의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어떤 것이라도 강제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왜냐하면 중국의 시스템은 복잡하고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역이나 법률과 관련해 필요한 기술적 지식을 가진 중국어 능통자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번역의 문제는 지난달 28일 중국 협상단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인 '타오란 노트(Taoran Notes)'에도 잘 나타났다.

당시 계정에는 양국 협상단이 최종 협상 문구를 "한줄씩 그리고 한 단어씩"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정에 따르면 화상 콘퍼런스에서 양국이 농업분야를 놓고 한 단어의 적합성 문제를 두고 2시간 동안 논의했지만 결국 실패해 이를 미뤄두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USTR에 재직한 바 있는 브루스 허쉬는 "개별 단어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는 것이 협상의 90%이다. 이 가운데 얼마가 문구와 번역 문제인지, 또 얼마가 실질적인 문제를 둘러싼 협상인지는 판가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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