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경기부양책서 부동산 시장 지원 제외…'사상 최초'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30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면서 국내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단기적 경기부양책에서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베이징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가 진행됐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중국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6.3%를 기록해 안정적이고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리스크와 점차 심화하는 경기 둔화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 잠재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부문에 집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무역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경제를 안정화하고 개혁·개방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나치게 긴축적이거나 완화적이지 않은 신중한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활용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지난번 중앙정치국 회의와의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단기적 경기부양책에서 부동산 시장 지원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차이신은 중국 지도부가 단기적 경제성장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은 사상 최초라면서 이것이 지난 경기부양책과의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이전 4월 중앙정치국 회의 당시 삭제했던 '유동성을 적정하고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라는 문구도 다시 삽입했다는 점이다.

UBS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중앙정치국 회의보다 완화적 기조가 조금 더 강하다"면서 "그런데도 중국 지도부는 단기적 경기부양책을 위해 부동산 정책을 쓰지 않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도부의 의도가 부동산 부문을 크게 약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신용과 자원이 부동산 부문에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7월 중앙정치국 회의가 이전 4월보다 완화적으로 나와 시장참가자들에 안도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신중국 건립 70주년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 상황에서 중국의 정책 기조가 공격적인 긴축을 보일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부양 속도는 2분기보다 3분기에 더욱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국 건립 70주년 기념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맥쿼리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정치국 회의 성명에서 '디레버리징'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면서 이는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더 완화하리라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지방정부가 부채로 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통해 인민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따라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인민은행이 연준을 따라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시장에 완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중앙정치국 회의로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고도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화신증권의 장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 목표 수준 내에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 당국은 중국의 경제 지표가 실질적으로 괜찮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도부가 국내 경제 둔화 및 대외적 쇼크에도 자신감을 표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만큼 경제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앙정치국 회의 일정을 통해 무역 협상에서 구체적인 돌파구가 나오기 힘들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고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UBS의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정치국 회의와 무역 협상이 모두 30일에 시작한다면서 이는 중국 지도부가 무역 협상에서 곧바로 결과가 나오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무역 협상에서는 별로 놀라울 것은 없을 것"이라면서 "돌파구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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