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DLS 사태와 파생상품
[데스크 칼럼] DLS 사태와 파생상품
  • 황병극 기자
  • 승인 2019.08.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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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에 연동되는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과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평가손실로 난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판매잔액은 8천224억원에 달한다. 영국과 미국 이자율 스와프(CMS)와 연계된 상품의 판매액이 6천958억원이고, 독일 국채금리에 연동된 상품이 1천266억원 정도다. 현재 금리 수준에서 예상되는 손실만 각각 3천354억원과 1천204억원에 이른다. 평균 평가손실률이 56%와 95%인 셈이다.

과거 '키코(KIKO) 사태'나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때처럼 이번에도 해당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와 상품설계의 문제점 등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미 금감원도 해당 상품의 판매사인 은행과 발행사인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해당 파생결합상품의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판매사인 은행들이 개인투자자에게 파생상품의 고위험성을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했느냐가 관건이 되겠지만, 과거에 불거졌던 파생상품 관련 불완전판매의 문제들을 고려할 때 은행들이 불완전판매 이슈에 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상품설계의 경우에도 과거 판매된 파생결합상품과 달리 손절매(스탑 로스) 범위를 설정하지 않은 채 투자원금 전액이 손실 날 수 있도록 구조화됐다는 점, '원금손실구간(녹인, knock-in)'에 진입하는 배리어 수준에 대한 적절성 등을 놓고 논란이 일 수 있지만, 현재 금융시장의 여건상 높은 쿠폰금리를 위해서는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해당 파생결합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금융사들이 고객들에게 파생상품의 위험성과 상품의 손실 가능성을 어떻게 설명했는지에 따라 금융사와 투자자의 책임 비율이 정해지겠지만, 향후 소송으로 가더라도 금융사만의 책임으로 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기껏 연간으로 4% 전후의 수익률을 위해 가입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투자의 최종적인 선택과 책임은 자신에 있다는 투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깨닫는데 가혹할 정도로 비싼 학습비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사실 파생상품은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 흔히 가입하는 예금 중에서 상당 부분은 파생상품이다. 일반예금은 일정한 금리의 이자만 지급하지만, 주가나 금리 변화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상품은 사실상 대부분 파생상품이라고 보는 게 맞다. 주요국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로 진입하는 등 초저금리 현상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보다 높은 쿠폰금리를 제시하는 금융상품을 만들기 위해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과 결합하는 상품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문제가 된 파생결합상품처럼 시중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높은 수익률만큼 높은 위험성이 상품에 내재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DLS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파생상품 투자손실 관련 대책안이 나온 지 3년이 안 돼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사가 고위험 파생결합상품과 원금 미보장형 변액연금 등을 판매할 때 투자 권유 사유와 주요 유의사항을 적합성 보고서에 작성하고 투자자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이른바 'H지수 ELS 사태'가 불거진 직후에 나온 조치들만 제대로 지켜졌어도 이런 사태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c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1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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