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요 도시 집중 개발·공급망 고도화로 美와의 탈동조화 리스크 대응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지도부가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강조했던 도시 간 균형 잡힌 개발을 내려놓고 주요 도시 집중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6일 중앙재정경제위원회 제5차 회의를 이후 향후 수십년간의 경제 지평을 바꿀 수 있는 두 가지 전략적 결정을 내놨다.

시 주석은 먼저 중앙도시 및 도시군집들의 경제발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도시와 소도시가 균형 잡힌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기존 사고방식에서 크게 변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도부에 등장한 새로운 사고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지난 10년간 소도시나 하위(low-tier) 도시를 강조했던 것과 기조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 군집으로 꼽히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양쯔강 삼각주 부근,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등은 중국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활발한 지역들이다.

싱 이코노미스트는 대도시에 집중하는 것이 소비 잠재력을 촉발하고 5G, 물류 등 인프라 투자에 대한 여력도 더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도시 집중 개발뿐 아니라 시 주석은 '자동적이고 관리 가능하며 안정하고 효과적인' 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방대한 국가 공급망을 고도화시켜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부터 항공모함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중국의 방대한 산업 생산 시스템과 광범위한 제조업을 통해 국가 공급망 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혁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망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SCMP는 시 주석이 중앙재정경제위원회 성명에서 미국 혹은 무역전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해당 위원회가 미국 기업들에 중국의 대체처를 찾으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딩 슈앙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인상한다고 밝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주말 미국의 관세 인상 예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믿을 만하지 못하며 이에 대한 리스크에 긴급하게 대응해야겠다는 중국 내의 시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정치체제가 중앙집권형이어서 무역전쟁을 위해 자원을 동원한다거나 장기적인 경제 계획을 세울 때 유리하다고도 덧붙였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 자원을 집중시키려면 중국은 제도적 이점을 반드시 활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 리커창 중국 총리,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 한정 중국 부총리까지 참석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최고지도부가 무역전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 당국은 최근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도 내놨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7일 각 지방정부에 자동차 구매 관련 규제를 완화하라고 촉구했으며 금융기관에는 전기자동차, 스마트홈 기기 구매에 대한 신용지원을 확대하라고 요청했다.

수출업체들이 자국 내에서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이들이 중국에서 제품을 팔 때 우호적인 세금 정책을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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