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이 미국에 24억 달러(약 2조8천억 원)에 달하는 제재를 승인해달라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요청한 가운데 이것이 향후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협상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21일 태양광 제품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분쟁과 관련해 미국이 WTO가 내린 판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24억 달러에 달하는 제재를 승인해달라고 WTO에 요청했다.

매체는 중국의 이번 제재 승인 요청을 정당한(legitimate) 보복관세라고 표현했다.

2018년 7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양국이 서로 부과해온 관세는 WTO 규칙에 위배되는 것이지만 이번 제재 승인 요청은 WTO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헨리 가오 무역법 교수는 "이는 무역협상에 있어 중국의 협상카드가 되어줄 것"이라면서 "다른 추가 관세는 모두 WTO 규칙을 위반한 것이지만 이거는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했다.

홍콩 중문대의 브라이언 머큐리오 국제통상법 교수는 "(중국의 이번 제재 요청이) 무역 협상을 뒤집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것에 있어 진지하다는 점을 전략적인 방법을 보여줬으며 동시에 협상에서도 약간의 협상력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무역센터(ATC·Asian Trade Centre) 데보라 엘름스 이사는 "우리가 무역협상에서 아직 합의를 못 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재는 합의하지 않을 수 있는 매우 좋은 핑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가오 교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어떤 부분에서는 이기고 어떤 부분에서는 지는 것이 있다고 인식할 수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여 폭력적인 반응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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