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글로벌 기업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국내 기업은 우수한 역량과 자본력을 갖춘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다."

앞으로 외국 기업을 상대로 한 국내 기업들의 크로스보더 M&A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하는 박승구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서울지점장의 말이다.

박 지점장은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요즘에는 거의 모든 국내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해외의 브랜드 인수와 특허 확보, 자원 관련 기업의 M&A를 검토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투자은행(IB)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매물을 탐색해 M&A를 제안하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업이 먼저 문의를 해 오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국내 기업에 인수 의향을 묻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의 크로스보더 M&A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CS증권의 업무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박 지점장은 귀띰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보니 정보 수집 능력과 딜 엑스큐션 능력에 대한 평판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 지점장은 업무가 크게 늘다 보니 개인적으로 시간을 낼 수 있는 여유 마저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는 "크로스보더 M&A는 국내 기업 뿐 아니라 전세계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사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들은 외국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전적으로 IB에 의존하는 만큼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고 말했다.

박 지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지난 1997년부터 CS은행 서울지점에서 일했다. CS은행 서울지점장을 거쳐 지난해부터는 CS증권 서울지점으로 옮겨 지점장을 맡으면서 IB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CS증권 서울지점에는 총 15명의 IB 인력이 일하고 있다. 다른 외국계 IB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은 편이다.

2004년 CS증권이 전세계 지점에 "최대한 현지화를 통해 해당 국가의 기업과 접촉면을 넓히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인력풀을 확대한 결과다.

박 지점장과 함께 이천기 CS 한국대표 등 대부분의 직원이 10년 이상 장기 근속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박 지점장은 "오랜 기간 고객들과 신뢰 관계를 쌓아왔고, 주니어 시절부터 해외 지점의 시니어들과 일을 해 왔기 때문에 딜을 추진하고 진행하는데 빠르게 손발을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CS증권 서울지점은 그간 굵직한 대형 M&A 자문을 맡아왔다.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매각 자문사를 맡아 4년간이나 딜을 진행하기도 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자문도 담당했다.

또 보고펀드의 동양생명 지분 인수,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이 인수한 아큐시네트 매각 자문 등을 맡았다.

한국석유공사가 인수한 카자흐스탄 알티우스홀딩스 매각 자문과 LG생활건강의 해태음료 인수 자문 등도 CS증권의 트랙레코드다.

박 지점장은 그동안 맡았던 수많은 M&A 자문 가운데서도 하이닉스 매각자문을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꼽았다.

CS증권이 하이닉스 매각 자문에 투입한 인력만 총 48명에 달할 정도였다.

그는 "4년이란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기간산업인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아주게 돼 기뻤고, 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돼 보람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과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쌓고 더 좋은 구조의 M&A를 발굴해 소개하는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국가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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