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자본 유출이 증가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 합의로 자본 유출 압박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자본 흐름은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매체는 위안화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2% 넘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는 중국의 자본 유출 규모가 지난 1월에는 0에 가까운 수준이었으나 9월에는 890억 달러까지 뛰었다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중국이 358억 달러 규모의 자본이 순 유입된 데 반해 9월에는 101억 달러어치가 순 유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라보뱅크의 마이크 에버리 선임 전략가는 중국 금융 데이터의 투명성이 결여돼있어 오차의 폭도 크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의 국제수지(BOP) 계정에서 오차와 누락(errors and omissions) 자료를 통해 자본 유출 규모를 추산하기도 한다.

S&P의 숀 로치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록되지 않은 자금 흐름은 중국의 국제수지 계정에서 오차와 누락 자료로 포착되는데 이는 한동안 적자였다"면서 "즉 자본은 중국을 여전히 떠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은 지금도 유출돼 경상수지 흑자를 상쇄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자본 유출 압박 때문에 지난 12~18개월 동안 위안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최근의 중국 자본 유출 규모가 크지는 않다"면서 "2015년, 2016년 때와는 같지 않다"라고도 덧붙였다.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보다 자본 유출 규모가 줄어든 이유가 더 철저한 중국 정부 당국의 감시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증시 폭락을 겪고 이듬해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자본 유출이 급증한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9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이 진전을 보인 데다 중앙은행까지 개입하고 나서 위안화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환율에 있어 합의할 가능성 또한 위안화 자본 유출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도 나왔다.

다만 컨설팅 기업 가베칼의 앤드류 밧슨 중국 리서치 디렉터는 "미국과 중국이 환율과 관련해 합의한다 해도 이로 인해 중국의 환율관리 관행이 실질적으로 변화하거나 제약을 받을 가능성은 작고 중국도 이러한 합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즉 환율 합의가 중국의 자본 계정 관리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미국의 관세를 상쇄시키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 약세를 용인하는 행위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자본 유출 압박을 낮아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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