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양대 포털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통 시장의 공룡으로 진화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백화점·대형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점포가 주춤한 사이, 비대면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내수 시장을 흔들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코로나19 이후 쇼핑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편하며 쇼핑 사업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 중 하나는 스마트폰에 TV 홈쇼핑을 옮겨왔다는 평가를 받는 '쇼핑 라이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TV 홈쇼핑 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은 가운데, 네이버는 지난 3월 실시간 양방향 쇼핑 채널인 쇼핑라이브를 내놨다.

쇼핑라이브는 판매자가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쇼핑라이브는 최근 생방송에 5만명이 동시 접속하고 한 상품에서만 약 3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는 전일 스노우 자회사 잼라이브를 인수해 네이버 쇼핑의 라이브커머스와 통합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쇼핑라이브 플랫폼에 잼라이브 콘텐츠를 가져와 생방송 쇼핑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문을 연 브랜드스토어는 '네이버 백화점'으로 성장 중이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플 등 국내외 95개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브랜드스토어가 백화점과 같은 역할을 맡았다면, '네이버 장보기'는 동네 시장이나 마트 격으로 신선 식품 시장을 겨냥했다.

네이버는 지난 20일 '동네시장 장보기'의 확장판인 '네이버 장보기'를 출시했다.

여기에는 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 식품관,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입점했다.

또 전통시장 32곳의 식자재와 먹거리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쇼핑의 가장 큰 강점은 '국민 검색 포털'이라 불리는 네이버 포털이다.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네이버에서는 상품명만 입력해도 소상공인 제품부터 해외 직구까지 최저가 순으로 제품이 나열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일일이 온라인 쇼핑몰에 발품을 들이지 않더라도 네이버를 통해서 만으로도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 포털의 지배력과 함께, 결제금액 기준 시장 1위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은 네이버 쇼핑에 대한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장치로 작용한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최대 8.5%까지 포인트를 추가 적립할 수 있는 유료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내놨다.

네이버가 네이버쇼핑에서 시작해 네이버쇼핑으로 나가는 독점적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프라인 점포에 비해 대폭 낮춘 판매 수수료율은 판매자 측의 호응도 끌어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브랜드스토어 등 판매자들이 입점하는 오픈 마켓형 서비스에는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의 판매 수수료율은 7~8%로, 20~40%에 달하는 홈쇼핑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이 같은 공세에 네이버쇼핑의 실적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 2분기 네이버의 비즈니스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7천772억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했다.

앱 통계·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네이버 독자 온라인 쇼핑몰인 스마트스토어의 결제 금액은 지난 1분기에만 3조5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쇼핑물 중 쿠팡(4조8천억원), 이베이코리아(4조2천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액수다.

네이버에 비하면 카카오는 이커머스 분야 후발주자다.

그러나 카카오 역시 월간 순 활성자 4천519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공세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어 향후 네이버 쇼핑의 대항마로서 성장 잠재력이 만만찮다.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에 둔 만큼 카카오톡으로 친구들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하면서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카카오 본사 내 커머스 부문을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로 분사시키며 온라인 쇼핑 사업을 한차례 정비했던 카카오는 지난 7월 들어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IX의 합병을 선언했다.

캐릭터 사업 계열사인 카카오IX의 핵심 콘텐츠 상품을 쇼핑 부문과 합치는 등쇼핑 관련 사업을 아예 카카오커머스로 일원화해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려는 공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선물을 간편하게 주고받는 서비스로, 이제는 중저가 상품뿐 아니라 명품을 비롯한 고가 상품까지 취급한다.

지난해부터 '명품 화장품'과 '명품 선물' 테마관을 신설하며 저변을 넓힌 데 이어 최근에는 백화점 온라인몰이 아닌 국내 온라인몰로서는 처음으로 샤넬 전문관을 열었다.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단가 상승에 의한 거래 규모 증가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6월 출시한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은 '두 명만 모여 구매해도 할인'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1년 만에 거래액이 28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기준 누적 톡딜 상품 수는 11만개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쇼핑이 탄력을 받으며 기성 사업자들과도 활발히 손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톡 '더보기' 메뉴에 인터넷 쇼핑몰 11번가를 추가했으며, 향후 다른 쇼핑 업체도 추가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의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발맞춰 라이브 커머스 분야에도 힘을 주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톡 더보기 탭의 '쇼핑하기' 홈 상단에 '라이브' 탭을 별도로 신설해 '카카오쇼핑라이브' 서비스를 강화했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누적 시청 조회 수는 460만 회에 달하며,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3만5천여명에 이른다.

카카오의 성장세는 무섭다. 카카오커머스의 2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특히 스토어 결제 건수는 1년 전보다 7배 증가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커머스가 사업 경쟁력을 위해 기업공개(IPO)나 투자 유치 등도 추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질주를 바라보는 유통업계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절대적 플랫폼 강자가 중심이 된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서 '적과의 동침'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상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를 주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일 비공개 전원 회의를 열고 네이버쇼핑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논의했다.

제재 수위는 다음 달 발표될 전망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내년 상반기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겨냥해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대한 법률'을 발의할 예정이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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