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내년에 중국의 국영기업 디폴트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이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현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허난성 소재 광산회사 융청석탄, BMW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 화천 그룹 등 높은 신용도를 보유한 대형 국영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못 갚아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크레딧사이츠는 "시장 참가자들은 모든 국영기업이 모두 다 똑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됐다"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나 핵심 사업에서 떨어져 있는 국영기업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구제해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국영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정부가 나서서 도와줄 것으로 생각해 국영기업 투자가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디폴트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 정부 당국은 융청석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을 뿐 아니라 회사채 디폴트와 관련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내년 중국 국영기업 디폴트가 이어질 전망이다.

크레딧사이츠는 "역내 디폴트가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이번이 마지막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국영기업 디폴트가 소폭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면서 인민은행은 더 중립적인 기조로 향해가고 있다"면서 "2021년 자금 조달 환경은 올해 초보다 빡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업계 내에서 과잉생산 등을 겪고 있는 약한 국영기업은 국가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작아져 더 큰 디폴트 리스크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국영기업의 디폴트가 장기적으로 좋은 현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레딧사이츠도 "일부 디폴트는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고 일정 범위 내에서 통제된다면 건강하고 기능을 제대로 하는 시장의 일부"라면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시장에서 내쳐지는 것은 자원이 더 자유롭게 배분되고 경제의 역동성도 더 키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도 "대형 국영기업이 디폴트를 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심리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이러한 좀비기업이 망하게 두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과 투자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되는 기업을 내보내는 것이 리스크를 더 일찍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줄 뿐 아니라 그러한 리스크에 맞는 질 좋은 담보를 고르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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