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전력 부족 현상이 최근 며칠 새 심각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까지 낮출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31개 성 중 16곳이 전기 배급제도를 실시하면서 국가 산업 분야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력부족을 핵심 애플, 테슬라 제품 공급업체 공장뿐 아니라 소기업들도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중국 장쑤성은 일시적으로 조업을 멈추거나 생산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칭위안시의 경우 지역 산업기업을 대상으로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전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해당 지시가 언제까지 유효한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은 야간으로 조업시간을 옮기거나 생산량을 줄이거나 완전히 조업을 중단했다.

중국 동북부 러스트벨트 지역인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성의 경우 많은 주민이 충분한 공고 없이 핑크 시간대에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고 소셜미디어(SNS)에 불만을 토로했으며 랴오닝 성도인 선양지역에서는 일부 신호등이 작동을 멈춰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매체는 중국이 매년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을 중단하기는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그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석탄 부족, 중국의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 경우 생산량은 줄고 인플레이션이 악화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라의 루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력부족으로 공장이 조업을 멈추면서 미국 추수감사절 및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 때 상품 부족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 부족이 공장에만 제한된 상황이 아니라면서 "지난 주말 사이 상황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관심이 중국의 전례 없는 수준의 부동산 시장 압박과 헝다에 집중돼있다"면서 "이 와중에 (전력 부족이라는) 또 다른 공급 측면의 충격이 과소평가 됐거나 심지어 아예 놓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7%로 하향 조정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낮춘 전망치마저 낙관적인 수치일 수 있다면서 "전망치의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도 전력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경우 중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1%포인트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펑원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소비량 감축의 광범위한 영향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생산량 감소로 이번 분기와 다음 분기의 경제성장률이 약 0.1~0.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전력 부족 현상이 업스트림 원자재 수요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업스트림 원자재 최근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덩하이칭과 왕수친 이코노미스트는 위챗 계정을 통해 "정상적이지 않은 수출 성장과 높은 생산자물가지수(PPI)와 관련된 문제는 전력 배급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다만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은 일부 희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입안자 입장에서 분명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현 상황을 고려하면 그나마 가장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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