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감독원이 작년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인데, 일부에서는 개편 결과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련 정부부처조직과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사전에방적 금융감독체계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감독총괄조직을 재구성했다. 기존에 감독총괄국·거시건전성감독국·국제국으로 이뤄졌던 조직은 이번에 감독총괄국·감독조정국·글로벌금융국으로 재편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글로벌금융국이다. 기존 국제국의 경우 금융중심지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해외 현지에 나간 금융사를 지원하거나, 임원의 해외 관련 행사를 주관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사실상 지원조직에 가까웠던 셈이다.

그러나 정 원장이 이런 상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전언이다. 국제경제·거시경제에 대해 금감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국제국에는 기존 거시건전성감독국에 있었던 '금융시장팀'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해외 감독당국·국제기구 동향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재부의 '국제금융국'과 닮은 셈이다.

감독총괄국은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과'와 유사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기존에 감독·검사 업무의 계획 등을 총괄해 왔던 감독총괄국은 일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받았다. 앞으로 감독총괄국은 가계부채와 ESG 등 주요 현안을 총괄하는 한편 대외 회의 등을 주관하게 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금정과는 가계부채 문제를 총괄하는 부서"라면서 "가계부채 담당이 기존 은행감독국에서 감독총괄국으로 이관됐다는 것은 감독총괄국이 금정과의 카운터파트가 됐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보 원장도 전일 연구기관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기 온 이후 금감원에 계시는 분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총괄기능이 미흡하다는 데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며 "업권 간 걸쳐 있는 사안이나 거시적인 상황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의 차원에서 기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번 금감원 조직개편을 두고 안팎에서 오랜 기간 공직생활에 몸담았던 정은보 원장의 시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정 원장은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을 시작해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기재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 경제 및 금융정책 핵심 부처인 기재부와 금융위에서 35년 이상을 보냈다. (정책금융부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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