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임명하는 것으로 인수위 구성을 본격화했다. 인수위 부위원장에는 권영세 의원을, 인수위 기획위원장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각각 임명했다.

일반적으로 인수위는 새로 꾸려질 정부 내각 인사의 등용문으로 통한다. 인수위가 새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밑그림을 그릴 뿐 아니라 활동 과정에서 대통령으로 뽑힌 윤석열 당선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국정철학을 공유한다. 당내의 핵심 인사는 물론 정부 조직개편 등과 맞물려 해당 부처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정부 부처의 내로라하는 에이스급 관리도 인수위에 파견된다. 이는 시장이 경제 및 금융 분야의 인수위 인사 구성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인수위원을 거친 뒤 장관이나 핵심 공공기관장으로 직행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런 경우다. 부처에서 인수위에 파견된 전문위원과 실무위원 면면을 봐도 마찬가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인수위에서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정은보 현 금융감독원장 등도 과거 인수위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최중경 전 산업부 장관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 이현동 전 국세청장 등도 인수위에 파견됐다가 해당 정부나 차기 정부에서 장·차관급 요직을 차지한 케이스다.

이렇다 보니 과거에는 소위 권력의 핵심부로 통하는 인수위 입성을 놓고 로비전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자신을 포장하는 선에 그치지 않고 경쟁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대선을 마치기가 무섭게 지난주부터 확인되지도 않은 인수위원 명단과 주요 부처의 장·차관 후보군 리스트가 돌아다니는 등 온갖 하마평이 무성하다. 세간에는 특정인이 경제부처 장관직 제의를 받았으나 자신은 고사하고 누구를 추천했다는 믿거나말거나식 이야기도 돌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전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는 인수위에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 있는 사람을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능력주의를 인수위 인사 원칙으로 천명한 셈이다. 벌써 경제와 금융 분야에 어떤 인사들이 내각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인수위에 기용되고 어떤 정책들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인수위 구성과 참여 인사, 운영방식 등은 다음 정부의 핵심적인 정책 방향이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첫 단추다. 현재 한국 경제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경기 둔화와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정권교체는 단순히 각종 정책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위기 극복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견인할 계기가 돼야 한다. 구태의연한 나눠 먹기나 친분 위주의 인사가 아니라 인수위에 유능한 인재가 필요한 이유다. 아무쪼록 이번 인수위에서는 각종 경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단비 같은 정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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