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 "연착륙 가능성 제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전 수뇌부 인사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프리 래커 전 리치먼드 연은 총재, 찰스 플로서 전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은 지난달 29일 '그림자 연준'으로 불리는 민간 경제학자 모임인 그림자 공개시장위원회(Shadow Open Market Committee)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세 명의 전직 중앙은행 총재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까지 너무 오랜 기간을 기다렸고 이제 이에 대한 대응은 확실히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뉴욕 연은을 이끌었던 더들리 전 총재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0)"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연준은 실업률을 끌어올리려고 했을 때마다 경기 침체에 빠진 사례가 있다"고 말을 이었다.

더들리 전 총재의 발언에 플로서 전 총재와 래커 전 총재도 동의했다. 두 사람은 과거 현역 시절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인 더들리와 종종 대립했던 유명한 매파(통화 긴축론자)로 통했지만, 이제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에 대해 서로 같은 의견을 공유했다.

플로서 전 총재는 "연준은 금융 혼란의 위험과 함께, 기존에 선호했던 속도 이상으로 훨씬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며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필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래커 전 총재는 연준이 당분간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고 0.75%포인트의 인상마저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수록 연착륙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며 "내 생각에 연준은 향후 몇 년 동안 불황 없이 물가 상승률을 줄일 기회를 놓쳤다. 불황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 여러해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의 높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또 지난 2020년 연준이 노동 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막으려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현 사태로의 과정이 시작됐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잘못된 시각은 양적 부양책을 철회하는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들리 전 총재는 현재 0~0.25% 수준인 연방기금금리를 더욱 공격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0.25%에서 0.5%로 높이는 대신 2% 안팎으로 올려야 하며 이후 더 높은 수준의 연방기금금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더들리는 물가 상승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보면 물가 압력을 중앙은행 목표치인 2%로 다시 낮추겠다는 연준의 능력에 대해 시장이 확신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서 지난해에 가장 놀란 것은 아무도 연준에 대한 신뢰를 크게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연준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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