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채 변동성 고조·정치 갈등 완화에 관심↑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동안 한국물(Korean Paper) 조달이 주춤했던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채 금리 변동성이 상당해진 데다 한국과 일본 간 정치적 갈등이 완화되는 기류가 드러나면서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또한 발행사들의 조달 선택지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20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과 신한은행은 이달 일본을 직접 찾아 투자자들과 NDR(Non-Deal Road show)을 진행했다. 일본 시장의 경우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사태 등이 맞물려 한동안 발행사들의 발길이 멈췄지만 최근 다시 일본 투자자와의 소통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최근 사모 사무라이본드 발행 역시 이어지고 있다. 앞서 현대캐피탈이 역외 엔화 투자자 수요에 대응해 관련 채권 발행을 마친 데 이어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이달 네 차례에 걸쳐 사모 엔화 채권 조달을 완료했다.

사무라이본드는 2019년 KT 발행 이후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한국과 일본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발행량이 사실상 제로(0)로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의 85억엔 규모 사모 조달과 올 1월 대한항공(한국수출입은행 보증)의 300억엔 공모발행 등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긴 했으나 최근처럼 활발한 소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달러채 변동성이 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달러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데다 매크로 이벤트 등에 따라 발행이 어려운 시기가 생겨나면서 조달처 다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여파다. 발행사들은 사무라이본드 등 다양한 통화 시장을 주시하면서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욱이 일본은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에서 엔화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은 사무라이본드로 비교적 저렴한 조달이 가능하다. 일본 기관의 경우 재택근무가 적어 비교적 현지 미팅을 진행하기 수월한 데다 투자자 특성상 꾸준한 관계 유지 등이 중요하다는 점 등이 대면 NDR 재개를 뒷받침했다.

한국과 일본 간 정치적 갈등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분위기를 바꿨다. 2019년부터 이어진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점차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물 발행사 및 일본 투자자 역시 국가 간 달라진 기류에 발맞춰 재개 가능성을 엿보는 모습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사무라이본드의 경우 달러화 대비 가격 경쟁력은 아직 약하지만, 조달 다변화 및 시장 접근성 재고 측면에서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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