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지난달부터 매달 20일을 앞두고 은행권이 부쩍 바빠진 모습이다. 매월 20일에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시가 이뤄질 때마다 은행권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으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다. 이 때문에 고작 두 번 이뤄진 예대금리차 공시 전후로 예대금리차가 큰 은행들이 잇따라 해명자료를 내는 게 '월례 행사'처럼 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8월 가계예대금리차가 1.76%포인트(P)로 5대 은행 중에 가장 컸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도 1.73%P로 가장 크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정부 정책성자금 취급 탓에 예금금리가 낮게 나온 영향이라고 즉각 설명했다. 지난달 정부정책자금을 포함한 6개월 미만 단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해명이다.

이런 해명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첫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 5대 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던 신한은행도 즉각 예대금리차를 해명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햇살론 등 서민지원 대출에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수기인 7월에는 고금리인 서민금융 비중이 올라 대출금리가 전체적으로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도 당시 예대금리차가 컸던 것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수시입출금 통장의 미반영 등을 담은 입장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결국 대출금리·예대금리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한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보다 매달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만을 가려내는 '폭탄 돌리기' 게임이 된 셈이다.

실제로도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공시와 별도로 커지고 있다. 8월 기준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 평균은 1.51%로, 전월 대비 0.14%P 확대됐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과 은행채·코픽스 등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지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대금리차는 지속해서 확대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당분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이 발표되면 해당 은행이 이에 대해 해명하는 소위 '폭탄 돌리기' 게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2~3위 정도에 머물러서 눈에 크게 띄지 않는 것이 차라리 좋은 전략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은행별 포트폴리오나 자금 성격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예대금리차를 일률적인 숫자로 나열하는 이상 관련 은행의 해명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책금융부 김예원 기자)

[그래픽]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20일 오후 3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8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을 뺀 NH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1.73%포인트(p)로 집계됐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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