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발언하는 제롬 파월 美 연준 의장
(워싱턴DC 신화=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를 열어놨다. 2022.11.03 clynnkim@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3일(현지시간)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강력한 고용 지표는 통상 시장에 호재로 여겨지지만, 현재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강력한 노동 시장을 근거로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고용 지표가 강하게 나올수록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현지 기업들이 이전보다 느리지만 여전히 건강한 속도로 일자리를 늘리면서 지난달 일자리 수 증가 폭이 이전보다 다소 줄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10월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의 예상대로 전달보다 소폭 줄어든다면 경기 둔화 조짐 속에서도 여전히 노동 수요가 강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연준은 노동 시장이 움츠러들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 수가 20만 개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26만3천 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양호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실업률을 지난 9월과 같은 3.5%로 예상하며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미한 수준의 고용 둔화는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연준을 더욱 채찍질할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노동 시장이 과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자리 수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기대와는 달리 미 노동 시장의 체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징후는 여럿 발견되고 있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 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9월 구인 건수는 1천71만7천 건으로, 8월 1천28만 건보다 증가했다.

노동시장 분석기관인 ADP 연구소가 내놓은 전미 고용보고서에서는 10월 민간 고용이 전월보다 23만9천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만2천명이 증가했던 전월보다 커진 수치다.

미 노동시장 분석 업체 라이트캐스트의 레일라 오케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게 아니라 호황인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마켓워치는 "이번 고용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데이터 중 하나는 임금"이라며 "연준은 임금이 이전과 같은 속도로 안정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고집스럽게 높은 수준으로 버틸 수 있는 한 가지 배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두 달간 미국의 시간당 평균 소득은 약 0.3%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임금 인상 속도도 이전과 비슷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매체는 "노동 수요가 강한 한 임금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직장에서 임금이 오르지 않은 근로자들은 다른 곳에서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금세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버닝글래스의 가드 레바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에서 일자리를 전환한 사람과 기존 직장에 남은 사람의 임금 격차는 역사상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금융 정보 전문 웹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의 마크 햄릭 수석 경제 분석가는 "고용 시장이 상당히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사람들이 직업 전환을 포함해 추가적인 수입을 추구할 기회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넓게 본 미국의 임금 상승률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보조를 맞출 만큼 급등하지는 못했지만, 직업 전환자들의 급여는 더욱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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