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올해 3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확정하고 계열 지원 부담도 심화하는 등의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둔 데 이어 올해 3분기 영업적자 폭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1천9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5조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전방 산업의 수요 침체에 따라 고객사의 재고 증가, 제품 가격 약세가 지속되었으며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발생하며 손실 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대표 제품인 에틸렌 물량은 올해에만 1천200만t가량 늘었으며, 내년까지 900만t가량이 추가로 증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에틸렌 스프레드는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t당 300달러를 크게 밑도는 18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말 t당 815달러까지 치솟았던 나프타 가격은 지난 9월 말 673달러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를 잇달아 발표한 롯데케미칼의 재무 상황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8천165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업황 둔화와 증설 투자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하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9천343억원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배터리 소재 산업 진출을 위해 세계 동박 시장을 13%가량 점유한 일진머티리얼즈를 약 2조7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롯데케미칼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39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 2천100억원을 들이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투자, 1천400억원을 투자한 에틸메틸카보네이트(EMC)와 디에틸카보네이트(DEC) 생산 등이 예정돼 있어 투자 부담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채권 채무불이행 사태도 롯데케미칼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냉각되면서 롯데케미칼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 롯데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계열 지원이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약 876억원을 출자했으며, 5천억원 규모의 지원을 위해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 재무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롯데케미칼의 순부채비율은 23%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실적 부진 및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계획보다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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