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장·단기 채권시장을 뒤흔든 데 이어 외신을 통해 해외로 전파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조달 등의 준비로 NDR(Non-Deal Road show)에 나서는 국내 발행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9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ABCP 사태를 바라보는 최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50조 원 지원책과 원화 채권 시장 불안 등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유동성 리스크를 가늠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서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발 한국 채권 시장의 불안을 '크레딧 크런치(Credit Crunch)' 등으로 표현하면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해 원화 채권 시장 불안이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주시하던 터에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사건 등을 유동성 측면의 문제로 보는 오해도 나왔다"며 "최근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발행사를 바라보면서 우려하는 게 유동성 이슈일 정도"라고 말했다.

비교적 호조를 이어갔던 한국물 시장은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달리하고 있다. '차이나 런(china run)'발 아시아물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발행물 유통금리가 급등한 데다 외신 등을 통해 강원도 ABCP 사태로 인한 원화 채권 시장 불안 소식 등이 더해지면서 해외 투자자의 불안을 높였다.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사태로 한국물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의 우려는 정점을 찍었다.

차환 발행은 물론 현금 상환 또한 규제 비율 등에 가로막혀 미행사를 결정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은 유동성으로 향했다. 다행히 콜옵션 행사일 직전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자금 마련에 성공해 조기 상환에 나서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시장에 줬던 충격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물에 부담을 주는 이벤트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투자를 꺼리는 기관도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달러화 발행물들의 유통금리 급등과 레고랜드발 원화 시장 불안, 흥국생명 콜 미행사 사태 등이 맞물려 일부는 하락물에 대한 투자를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다"며 "한국물과 관련해 투자자를 만나면 90% 이상이 레고랜드 등의 사태를 물어볼 정도"라고 전했다.

연내 조달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NDR을 준비하던 국내 발행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국내 발행사들은 앞다퉈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다수의 발행사가 해외 NDR을 준비했던 터라 이를 통한 투자자들의 우려 완화 등이 주요 과제로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 전반의 유동성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내년 조달 등을 위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시그널을 충분하게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자산건전성이 화두로 떠올랐다면 최근에는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연내 발행을 마무리 지은 기업들이 NDR 등으로 투자자를 만나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기관들이 우려하는 한국물 유동성 리스크를 불식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phl@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