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붕괴하면서 다른 기업들까지 파산으로 밀어 넣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난 15일(미국시간) 전했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인 이키가이(Ikigai) 역시 FTX로부터 자산을 인출할 수 없다면서 FTX에 자산을 상당 부분 맡겨둔 상태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관련 기업의 추가적인 파산은 별로 놀랍지 않겠지만 이것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비견할 정도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기상조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폭스비즈니스가 1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이미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스리애로우캐피털(TAC)과 가상화폐 대부업체인 셀시우스 네트워크, 보이저 디지털 등이 파산했다.

가상화폐 전문가인 엘비라 솔지는 폭스 뉴스를 통해 "누군가는 이런 파산 물결을 대부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의 불가피한 통합이라고 볼 수 있으며 충분한 차별화 없이는 암호화폐 자산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지는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금융학 부교수이다.

템플대학교의 조너선 립손 법학과 교수는 다른 암호화폐 업체의 운명을 예견하기는 어렵다면서 대부분이 규제에서 벗어나 있으며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2008년 리먼의 파산 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다른 당국자들은 금융시장에 미칠 후유증에 대한 광범위한 진단을 할 수 있는 거래 관계를 그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립손은 "리먼이 파산했을 때는 모두가 그것을 느꼈다. 많은 이들이 FTX의 파산으로 피해를 입겠지만 사고의 잔해가 리먼에 버금가는 수준일지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리먼이 금융 경제에 매우 중요했으며 금융 경제는 실물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암호화폐가 비슷한 역할을 하는지는 알 수 없으며 그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립손은 "FTX의 거래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유사한 파급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리먼은 1조달러 규모의 파산이었던 반면에 FTX는 수십억달러 규모라는 점을 지적했다. FTX의 파산 신청에 따르면 추정 자산은 100억에서 500억달러에 이르며 부채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파산신청에서 이런 숫자는 자리를 채우는 것에 불과하고 금융 사기라는 주장도 있다.

FTX는 당초 대부분 고객인 10만명의 청구를 추정했지만 지난 15일 이 숫자는 이전 고객을 포함해 1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FTX 파산을 조사 중인 법무법인 엔트위슬앤카푸치는 버니 메이도프 폰지 사기극이 "FTX에서 고객 자금을 오용하고 전용하는 것과 이상한 유사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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