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자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말로는 협치, 상생을 이야기하면서 뒤로는 뺨을 치는 일을 한다"며 "우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핵심정책과 공약에 대한 예산마저 칼질해서 넘기는 독주를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토위에서는 용산공원 조성 관련 예산안을 삭감했고, 이재명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많이 넣어서 통과시켰고, 정무위에서는 규제혁신추진단 운영예산 등 국정과제 수행에 필수적인 예산을 모두 삭감하고 날치기 처리했다"며 "새 정부가 일을 못하게 하려는 정부 완박 횡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숫자의 힘으로 여야 합의처리라는 정신을 짓밟은 반(反)의회적인 행태"라며 "특히 내년도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와 철학을 모두 담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예산안이 합의 통과돼야 국정조사가 비로소 시작된다"며 "원만한 국정조사를 위해서라도 다수 횡포, 예산 폭거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철규 의원도 "그동안 여야간 합의 하에 감액 심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런 와중에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정무위와 국토위에서 예산안을 단독처리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밤새워 예결소위에서 정부 예산안을 심사해온 여야 의원들의 심사 결과를 다 뒤집는 폭거이고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의원은 "두 위원회(정무위·국토위)에서 일방적으로 감액 의결한 예산안을 원점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예결위에서 다시 심사하는 것이 의미가 없게 된다"며 "일방적으로 처리한 예산안을 원점으로 되돌려서 심사하고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이날 회의에선 민주당을 겨냥한 국회 상임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의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 송언석 의원도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서 어렵사리 국정조사 특위 구성 건이 본회의 통과했다"며 "이제 여야가 상생을 위해 서로 협치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그러나 지난 9월 1일부터 시작한 정기국회가 종료까지 보름 남짓 남지 않았고, 특히 예산안 처리는 일주일 남았음에도 민주당에선 압도적 다수의 힘을 갖고 우리 여당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서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며 "이것은 국민들의 삶과 민생에 직결되는 만큼, 결코 용납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지금 현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제 개편 논의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민생을 위한 법안과 예산 논의에 적극 협의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도 "예산안 일방 처리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재명이 살리고자 하는 예산을 고작 심부름이나 하는 한심한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좀 더 국회의원으로 당당하게 예산안에 임하고 향후 예산 이후에 벌어질 국정조사에도 국회의원답게 임하면 좋겠다"면서 "공약 발목잡기 기조에 벗어나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무위 위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협의 사항을 파기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력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위에서 논의된 증액과 삭감의견을 부정하고, 소위에서의 협의와 상관없이 당 소속 의원들 차원에서 특정부처의 예산에 대해서는 삭감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함으로써 예산안 의결을 지연시키고 방해했다"며 "정무위에서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합의 처리 정신을 무시하고 예산안을 단독 날치기 처리했다고 비판하는 등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향후 정무위의 원만한 진행을 원한다면 국민의힘은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동안 협의 사항을 파기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예산만 편성하겠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이야말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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