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길 막혔던 A2급 단기물 재개…한양증권 금감원 조사 등 흉흉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등으로 국내 증권사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조달 시장 경색은 한층 옅어지고 있다. 'A1' 증권사는 물론 A2급 단기물 발행이 재개되고 있다.

다만 A2급 증권사의 경우 2~3개월물 조달 금리로 두 자릿수를 감수하는 등 부담이 가중됐으나 경색 국면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29일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 유통정보(화면번호 4740)'에 따르면 전일 발행한 이베스트투자증권(A2+)은 3개월물 전단채는 당일 10.00% 금리를 형성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18일 찍은 3개월물 전단채가 7.0% 수준을 형성했으나 10일여 만에 조달금리가 300bp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4일 한양증권(A2)의 경우 3개월물 전단채 발행에서 11.00% 금리를 형성하기도 했다. 한양증권의 경우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발 시장 경색 당시 매각설에 휩싸인 데 이어 최근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 과정에 놓이는 등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매각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A2급 증권사의 3개월 안팎 단기물 금리가 두 자릿수까지 치솟은 건 흔치 않은 일이지만 최근 1개월 미만의 초단기물 조달을 가까스로 이어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거래 자체가 단절되면서 금리 상승분 등이 즉각 반영되지 않았던 터라 최근 조달로 고금리 형성이 표면화된 것"이라며 "일단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 자체에서 정상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A1' 증권사 단기물의 경우 발행·유통시장 전반에서 한층 개선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말 만기를 맞는 일부 'A1' 증권사 CP의 경우 최근 유통시장에서 4%대 안팎의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며 "한동안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아예 안 되거나 이보다 한참 높은 금리로 소화됐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채를 시작으로 공사채와 은행채 등이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크레디트물 역시 고비를 넘기는 모습이다. 다만 훈풍이 시장 전반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시장 환경 등의 안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MOVE 지수와 CDS 프리미엄, 달러화 인덱스 등의 대외 금융 요인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저신용등급까지 온기를 맞기 어렵다"며 "'A2' 증권사 조달에서 보듯 현재는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와 국내 정책 효과 등이 맞물려 우량물에서 하위 등급으로 훈풍이 내려오는 과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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