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천300억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실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 SK가 회사채 시장을 한 번 더 노크한다. 올해 들어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다.

이를 통해 발행 한도인 1조4천억원을 꽉 채울 전망이다. SK는 매년 초 이사회에서 연간 사채 발행 한도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계획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오고 있다.
 

SK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네 번째, 증액 발행 시 최대 2천900억원
30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SK는 이날 2천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지난달 회사채 미매각률이 33.4%에 달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우량한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조달에 나섰다.

트랜치는 2년물(1천억원)·3년물(1천억원)·5년물(300억원) 등 세 종류로 구성했다.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 발행도 고려할 방침이다.

다만 아무리 주문이 많이 들어와도 2천900억원 이상으로는 증액이 불가능하다. 연간 한도인 1조4천억원이 꽉 차기 때문이다.

앞서 SK는 올해 세 차례 회사채를 찍은 이력이 있다. 2월 3천900억원, 6월 3천500억원에 이어 9월엔 3천7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모두 1조1천100억원 어치다.

◇국내 굴지의 '빅 이슈어', 매년 1.2조~1.4조 발행
회사채 시장은 SK의 주요 자금 조달처 중 하나다. 매년 3~4차례씩 발걸음을 하곤 한다. '빅 이슈어'라는 별명이 따라붙은 배경이다.

그래서 아예 연초 이사회에서 연간 발행 한도를 정해둔다. 매년 경제 상황과 자금조달 전략 등을 고려해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표이사에게 발행금액과 시기, 만기 등에 대한 전권을 위임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SK의 경우 매년 한도에 딱 맞춰 발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초에 여유롭게 정해두거나 필요 시 늘리는 기업들도 많지만 연초 계획한 규모에 맞춰 조달하는 모습이다. 사실상 이번 회사채는 실제 발행을 준비하기 전부터 규모가 최대 2천900억원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7년간 SK 회사채 발행 추이
연합인포맥스

 

 


최근 7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연간 발행 한도는 2016년 이래 두 차례를 제외하곤 1조2천억원이었다. 2017년과 올해만 1조4천억원으로 예년 대비 17%가량 넉넉하게 설정했다.

그리고 2016년에만 세 차례, 나머지는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회사채를 찍어 한도를 가득 채웠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 예상, 포트폴리오 기업 유동화 변수
그렇다면 내년엔 어떨까.
아직 규모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회사채를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SK는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응(차환)하기 위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회사채 역시 CP 상환 목적이다.

지난 25일 기준 미상환 사채와 CP 잔액(별도 기준)은 각각 6조7천650억원, 2조9천8억원이다.

특히 CP는 만기가 3개월 미만인 물량이 대부분이다. 올 연말은 물론 내년 초에도 줄줄이 만기가 돌아온다. 신용등급에 자신이 있는 SK로선 당연히 차환 발행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SK 관계자는 "사채 발행 한도는 매년 상황에 따라 정해진다"며 "내년 한도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가 있다.

투자전문회사로서 현재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이들의 몸값이 목표만큼 높아진다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필요 자금 일부를 충당할 수 있어 사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최초로 장기 CP를 찍는 등 조달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 관계자는 "투자 포트폴리오들이 적절한 가격이 되면 유동화할 계획"이라며 "회사채·CP 발행 등 기존 자금조달 전략과 포트폴리오 유동화를 병행해 자금 조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sj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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