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證·SK·SKT 섭렵, 단숨에 선두 탈환…시장 회복 뒷받침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KB증권이 회사채 주관 실적 기준 선두 탈환을 눈앞에 뒀다.

7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채권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경쟁사들은 관련 업무에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KB증권은 하이투자증권(DGB금융지주 보증)과 SK, SK텔레콤 등의 딜을 단독으로 주관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KB증권 회사채 주관 러시, 단숨에 1위 탈환
최근 들어 회사채 시장 내 KB증권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과 SK, SK텔레콤 회사채 발행에서 단독 대표 주관사로 활약하면서다.

최근 채권시장 자금 경색 현상 등으로 다른 증권사들이 주관 업무 등에 부담을 느끼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발행물 주관 업무로 KB증권은 올해 일반 회사채 주관 실적 기준 리그테이블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연합인포맥스 '인수/주관 종합(화면번호 8450)'에 따르면 올 11월까지만 해도 일반 회사채 주관 부문에서 선두를 달린 건 NH투자증권이었다. 1~11월 기준 NH투자증권은 8조7천376억 원의 실적을 쌓아 KB증권(8조1천908억 원)보다 5천468억 원가량을 앞섰다.

하지만 KB증권이 최근 공모 발행물을 모두 주관하면서 순위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이투자증권(1천800억 원)과 SK(2천300억 원), SK텔레콤(2천500억 원) 모집액만 총 6천600억 원으로, 해당 딜을 단독 주관한 것만으로도 NH투자증권을 뛰어넘기에 충분했다.

최근 크레디트물에 대한 가산금리(스프레드) 매력이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점은 KB증권의 선두 수성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

하이투자증권이 3천억 원으로 증액을 결정한 데 이어 SK 또한 발행액을 2천900억 원으로 늘렸다. 전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SK텔레콤이 2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확보하면서 최대 3천100억 원까지 열어뒀던 증액 발행 가능성도 커졌다. 이 경우 KB증권은 세 건의 주관으로 9천억 원의 실적을 쌓게 된다.

◇경쟁사와 대조적 행보, 승부수 던졌다
하이투자증권과 SK, SK텔레콤의 채권 발행은 주관사 선정 당시까지만 해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한동안 공모채 발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요예측 분위기를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KB증권의 연이은 등판이 더욱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었던 배경이다. 미매각 리스크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리그테이블 선두 탈환을 위한 승부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수년간 회사채 리그테이블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KB증권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미매각 부담 없이 탄탄한 실적을 쌓아 올린 데다, 사실상 세 발행물이 연내 마지막 공모 회사채로 관측되면서 선두 수성 역시 확실시됐기 문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두 증권사 간 치열한 리그테이블 경쟁 속에서 KB증권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모습"이라며 "최근 증권사 조달 불안 등으로 대부분의 IB가 관련 업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했으나 KB증권은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놀라움을 줬다"고 말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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