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근 사장 6년 연속 이사회 의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그룹 계열 광고사 제일기획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2017년 회사 정관을 고쳐 분리 근거를 만든 지 5년여 만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등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사회 수장인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지 않아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은 이번에 대표자리에서 물러나는 유정근 사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한다. 2017년 12월부터 6년 연속이다.

제일기획은 8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김종현 비즈니스 1부문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2017년 말부터 경영을 총괄해온 유정근 사장이 5년 만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제일기획 김종현 대표이사 내정자(사장)와 유정근 이사회 의장(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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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건 제일기획이 내년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전까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왔다.

이에 대해 제일기획 측은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사회의 전략적 운영에 적합하고, 이사회 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에 적임이라고 판단돼 대표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내년엔 김 사장과 유 사장이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각각 맡는다.

근거는 정관이다. 제일기획 정관 제32조(이사회의 구성과 소집) 2항에는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내용은 2017년 3월 주총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전까진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였다. 하지만 주총에서 정관변경안을 처리해 이사회 결의로 의장을 선임하도록 바꿨다.

이사 중 누구나 대표이사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분리를 강제하진 않지만 분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일기획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
[출처: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곧바로 적용하진 않았다. 이후로도 계속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다.

2017년의 경우 12월 임대기 대표가 사임하고 유정근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그러자 제일기획은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유 대표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최근 재계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내년엔 분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한국거래소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권고하는 핵심기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재계 트렌드에 맞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결정했다"며 "유정근 사장이 이사회 의장으로서 지속성장과 투명경영, ESG 강화 등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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