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매력에 증권사 랩·신탁계정 투자자로 나서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카드사의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이 대략 6주 만에 재개되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지에 눈길이 쏠린다.

롯데 계열사가 아닌 데도 이름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카드가 장기 CP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최근 CP 시장의 안정세를 드러냈다. 금리 고점 인식에 따라 내년 자금을 조기 집행한 투자 기관도 나왔다는 후문이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A1)는 오는 22일 500억 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2년 10개월이고 할인율은 6.074%로 잠정 결정됐다.

롯데카드는 지난 8일에도 만기 3년에 500억 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할인율은 6.121%였다. 카드사의 장기 CP 발행은 지난 10월 28일 KB국민카드의 5년물 CP 이후 처음이다.

◇A1 CP 분위기 안정…'롯데' 불안감 해소

롯데카드는 최근 CP 시장의 분위기가 개선되는 틈을 타 장기 CP를 발행했다.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수익률(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9일 5.54%를 기록하고 전일에는 5.52%로 내려 거래됐다. 레고랜드 사태와 유동성 우려 등으로 치솟은 CP 91일물 금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여전사 A1 등급 CP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롯데카드는 롯데그룹과 무관하지만 지난 강원도 사태 당시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에 휩쓸려 아이러니하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2019년 롯데지주의 지분 매각으로 롯데그룹을 벗어났다.

롯데카드는 이번 장기 CP 발행을 통해 '롯데'라는 이름에서 오는 불안감을 종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A 증권사 IB 관계자는 "여전사 A1 CP는 수요가 좀 있고 A2까지는 아니지만, 시장 분위기 자체도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 계열사가 아님에도 이름 때문에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장기 CP를 찍으면서 그런 불안감은 다 털어버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카드는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자산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16조6천247억 원 규모였던 총자산은 올 상반기 말 18조5천5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9%로 전년 동기(1.7%) 대비 개선됐다.

◇금리 매력·고점 인식…증권사 자금 조기 집행

여전사 A1 CP의 금리 메리트가 이번 투자 수요 확보에 주효했다. 금리 인상기 말미에 접어들면서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등 여전사 발행물의 메리트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 등의 환매 요청으로 자금 여유가 충분치 않은 증권사의 랩과 신탁계정 등도 이번 발행에 투자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랩과 신탁 등은 환매 요청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정부의 환매 자제 요청 등으로 인해 자금이 쭉 빠지다가 어느 순간 소강상태를 보였다"며 "대형사를 기준으로는 버틸 체력도 조금 있었을 것이고, 금리 고점이라는 인식에 메리트가 있는 여전사 발행물에 자금을 선집행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촬영 이충원]

 


nk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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