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감소 여파, 정책 지원 효과도
A2 이하·건설사 확약물 불안감은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유동화물 시장 내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최근 거래량 감소와 정책 효과 등에 힘입어 유동화물 금리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다만 투자 심리 회복이 요원한 데다 A2급 이하와 건설사 확약물의 경우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한풀 꺾인 PF 확약물 금리, 착시효과 지적도

14일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 유통정보(화면번호 4740)'에 따르면 전일 발행한 'A1' 증권사 확약 PF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금리는 6.9~8.3% 수준을 형성했다. 만기는 대부분 1개월~3개월 수준이다.

강원도 ABCP 사태 고조 등으로 일부 'AA-' 증권사가 확약한 유동화물 금리가 10%를 눈앞에 두기도 했으나 최근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2+' 이하 증권사 확약물 역시 10% 초반대 수준에서 상승세를 멈췄다. 지난달 중순 'A2+' SK증권의 확약물 금리가 10%를 돌파한 후 해당 등급의 증권사 신용보강물 금리는 10~12%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고금리 부담이 사라진 건 아니다. 지난 12일 하이투자증권이 신용 보강한 특수목적회사(SPC) 하이레전드다이버제육차는 3개월물 PF ABSTB 발행 후 당일 유통시장에서 9.8% 금리를 보였다. 이외 A2급 이하 증권사 확약물 역시 두 자릿수 금리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여전히 부담이 상당하다.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 또한 거래량 감소로 인한 일종의 '착시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말을 앞두고 단기 자금 시장 내 거래가 급감한 데다, PF 유동화물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강원도 ABCP사태발 투자 심리 위축 등이 맞물려 더욱 얼어붙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PF가 아닌 일반 유동화물도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체 투자처가 상당해졌기 때문에 PF 투자 외면 현상이 더 심화하고 있다"며 "연초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 거래가 일부 풀리긴 하겠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 등 우려가 상당해 선별적으로 소화되는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지원 또한 PF 유동화물 시장의 금리 급등세를 진정시켰다. 제2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우량 증권사가 A2급 이하 증권사 확약물을 매입하면서 악성 매물 일부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과거 PF 유동화물 금리 상승은 A2급 이하 확약물이 올라가면서 우량 확약사 물량 또한 연쇄적으로 움직인 영향이 컸다.

◇건설사 부담은 꾸준, 시각차 여전

건설사가 연대보증 한 PF 유동화물 금리 또한 여전히 높다. 전일 GS건설이 보증한 특수목적회사(SPC) 와이에스에스제이차 3개월물 PF ABSTB는 발행 후 유통시장에서 13.850% 금리를 형성했다. 신용등급은 'A2+(sf)'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에서 PF물을 매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일부 건설사 보증물은 만기를 한 달여 앞둔 물량인데도 18~20% 금리대의 팔자 수요가 나오는 실정"이라며 "그마저도 체결이 어려울 정도로 PF 시장 투자 심리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에는 GS건설(A2+) 보증물이 만기를 보름여 앞두고 15%에 거래되기도 했다. 파인우노가 지난 3월 발행한 PF ABCP다.

최근 우량 크레디트물을 중심으로 채권시장이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PF 유동화물 시장까지 온기가 퍼지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전부터 '약한 고리'로 지목돼 왔던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근원적인 불안 또한 점차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원 의지가 좀 더 명확히 드러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강원도 ABCP 사태로 더 급격히 악화한 측면이 있는 만큼 당국의 지원 의지 표명 등이 중요해 보인다"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만이라도 PF물에 대한 연기금 등의 적극적인 매입 등을 독려한다면 분위기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phl@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