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투자자 모집 지속…AA급 물량 공세 부담, 회복은 아직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 위축 직격탄을 맞았던 A급 캐피탈사가 서서히 채권 조달을 재개하고 있다.

연초 효과 등에도 A급 캐피탈채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크지 않은 모습이다. 비교적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하고 있는 AA급 회사채들도 쏟아지고 있는 데다, A급 캐피탈사의 건전성 우려 등도 남아있어 시장 소화가 녹록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급도 발행 솔솔…'약한 고리' 캐피탈채 회복될까

5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DBG캐피탈(A+)과 엠캐피탈(A-) 등이 채권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 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급 캐피탈사의 경우 지난해 강원도 ABCP 사태 등으로 투자 심리 위축세가 두드러졌지만 최근 서서히 다시 조달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발행은 지난달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스프레드 현황(화면번호 4215)'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애큐온캐피탈(A0)과 한국캐피탈(A0), DGB캐피탈, 키움캐피탈(A-), 엠캐피탈(A-), 오케이캐피탈(A-) 등이 채권 발행을 마쳤다.

지난달 발행 규모는 총 2천150억 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1조2천30억 원) 대비 여전히 급감한 수치지만, 한동안 발행이 주춤하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A급 이하 캐피탈채는 강원도 ABCP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총 1천100억 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5천675억 원) 대비 80%나 줄어든 수치다. 당시 여전채는 물론 회사채와 공사채 등 채권 시장 전반이 급격히 출렁였다.

이후 AA급 카드사를 시작으로 우량 등급 여전채 조달이 재개되기 시작했으나 A급 이하 캐피탈채는 여전히 시장의 약한 고리로 꼽혔다. 부동산 PF 투자 등을 둘러싼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자산 건전성 등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시장에서 소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AA급 여전채 시장에 퍼진 온기가 A급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 아직 2년물 기준 5~8%대 고금리를 감수하고 있긴 하지만 연초 유동성 또한 풍부하다는 점에서 회복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다.

◇AA급 대비 경쟁력 아직, 건전성 리스크도…쉽지 않은 장밋빛 전망

A급 이하 캐피탈채까지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장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조달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직 AA급 크레디트물의 스프레드 매력이 상당한 데다 비우량 기업에 대한 시장 우려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A급 이하 캐피탈사의 경우 여전히 자산건전성 우려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최근 A급 이하 캐피탈사 발행물은 전반적인 시장 수요가 살아나서 이뤄진 것이라기보단 각 기업 자금팀과 관련 증권사의 개인기 등이 작용한 결과"라며 "등급 하락 우려가 있는 롯데캐피탈 이외 AA급 여전사는 언더 발행으로 돌아서는 등 분위기가 개선됐지만, A급 이하 캐피탈채는 여전히 시장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1월 AA급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물량 또한 상당하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스프레드 매력이 있는 AA급 회사채 등도 이번 달 대거 시장에 쏟아지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 매수 유인이 크지 않다"며 "여전채 안에서도 자산건전성에 대한 이슈가 크지 않은 AA급 카드사와 이외 기업 간 양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A급 이하 캐피탈사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phl@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