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이어 메리츠캐피탈도 강세 전환 속도…'A0' 이하도 수요 회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시장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던 A급 캐피탈채 시장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 가속화 등으로 AA급 채권의 금리 메리트가 약화하자 기관들의 관심이 A급 캐피탈채로 옮겨가고 있다.

일부 A급 캐피탈채가 유통시장에서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거래되는 데 이어 발행시장에서도 언더 조달의 기류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A+' 캐피탈채도 언더 발행…스프레드 매력 부각

1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날 'A+' DGB캐피탈은 5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1.5년과 2년물로 각각 400억 원, 100억 원 배정했다.

DGB캐피탈은 이번 발행에서 두 만기물 모두 민평보다 30bp가량 낮은 금리를 형성했다. 가장 최근 발행이었던 지난달 16일까지만 해도 민평보다 15bp 높은 금리를 형성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A급 캐피탈채는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시장 투자 심리가 위축된 후 한때 민평보다 100bp 이상 높은 금리를 감수키도 했다.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발행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AAA' 공사채를 시작으로 시장 전반에 온기가 퍼지면서 A급 캐피탈채도 서서히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뒤를 이어 'A+' 메리츠캐피탈이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내주 발행을 목표로 투자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급 캐피탈채에 대한 달라진 기류는 유통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연합인포맥스 '유통종합-일중(화면번호 4133)'에 따르면 전일 'A+' 메리츠캐피탈은 물론 'A0' 한국캐피탈·애큐온캐피탈과 'A-' 키움캐피탈 등의 채권 일부가 시장에서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거래됐다.

A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A+' 캐피탈채를 중심으로 강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크레디트물 전반의 가파른 스프레드 축소로 A급 캐피탈채에 대한 금리 매력이 높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B 업계 관계자 또한 "최근 운용사와 일부 보험권, 연기금 등의 자금이 캐피탈채로 유입되면서 물량 품귀 현상마저 드러나고 있다"며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여전사 입장에서 좀 더 기다렸다가 조달하자는 분위기마저 형성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시장 회복 가속에 힘 잃은 채안펀드…'A0' 강세는 아직

시장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A+' 여전채까지 편입 대상을 확대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역할은 희미해지고 있다.

채안펀드는 지난달 메리츠캐피탈 2년물 채권을 매입하는 등 'A+' 여전채 지원에 나섰다. 그동안 AA급 채권만 담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행보였다.

하지만 'A+' 여전채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하면서 채안펀드는 힘을 잃는 양상이다. 채안펀드의 경우 시장금리 수준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경우 매입이 어렵다.

'A0' 등급 이하 캐피탈채의 경우 여전히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채안펀드 지원 대상이 아니다.

다만 'A0' 이하 캐피탈채 역시 점차 수요 회복세가 드러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주에만 'A-' 엠캐피탈과 'A0' 한국캐피탈이 발행을 마친 데 이어 이날 'A-' 키움캐피탈이 2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찍었다.

C 업계 관계자는 "'A+' 캐피탈채의 경우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모습이지만 A0 이하의 경우 이제 서서히 수요가 들어오는 정도"라며 "'A+' 여전채의 언더 폭과 'A0' 이하 채권의 방향성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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