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원화채 조달 강세 등으로 연초 이례적인 공백기를 맞은 가운데 상반기 발행을 겨냥한 기업들의 움직임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외화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 선정 과정 등에 돌입한 것이다.

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한국물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올 상반기 내 북빌딩(수요예측) 등의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이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에 나서는 건 2021년 이후 두 번째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 파산 시 담보자산으로 우선 변제하고 상환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채무를 갚는다.

발행사의 상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저당증권(MBS), 자산유동화증권(ABS) 대비 안정성이 높다.

상환 안정성을 바탕으로 커버드본드는 발행사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인정받는다. 2021년 하나은행이 발행한 유로화 커버드본드 역시 S&P 기준 최고 등급인 'AAA'를 인정받았다.

신한은행의 경우 달러화 채권 혹은 포모사본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통상 국내 기업은 달러화 채권으로 발행한다.

한국물 공모 포모사본드는 2021년 6월 신한카드 조달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포모사본드는 이전까지 국책은행 정도만 발행을 이어갔으나 2017년 KB국민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발행한 후 국내 은행과 공기업의 대안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만 기관들의 투자 물량이 한도에 다다르면서 한동안 조달세가 주춤해졌다.

한국물 시장은 최근 투자자들의 물량 확보 열기에도 발행이 중단된 상황이다. 통상 1~2월의 경우 한국물 조달이 빗발치지만, 최근에는 원화채 가산금리(스프레드) 축소 세가 더욱 거센 데다 달러화-원화 스와프 비용 부담 등으로 조달을 미루는 곳들이 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으로는 우리은행이 연초 달러채 조달을 마쳤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6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확정했다. 당시 88억 달러의 주문이 몰리는 등 흥행을 거뒀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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