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1억원 어치 취득…2020년 ㈜한진 합류 이후 최초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조현민 ㈜한진 사장이 최근 1억원 규모의 자사주(㈜한진 주식)를 매입한 것을 두고 이사회 합류를 위한 사전작업일 수 있단 해석이 나온다.

시기적으로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데다 매입 이유로 '책임경영 강화'를 들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작년 말 이사회 합류 관련 질문에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고 책임 영역에 관한 문제도 있다"며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조 사장은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나흘 연속(영업일 기준) ㈜한진 주식을 사들였다.

주당 2만1천739~2만1천969원에 매일 750~1천600주씩 총 4천572주를 매입했다. 전체 투입 금액은 약 1억원으로 산출된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의 보유 주식은 기존 4천809주(0.03%)에서 9천381주(0.06%)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오빠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천794주·0.03%)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조 사장이 ㈜한진 주식을 직접 장내 매수한 건 2020년 9월 ㈜한진에 온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추가 매입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진 측은 "조 사장의 주식 매입은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 표출과 책임경영 강화,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조 사장이 책임경영의 연장선상에서 다음 달 이사회 합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신호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등기임원 재직은 통상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오너일가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꺼내 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재계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고위급 임원으로서 권한을 누리는 것 뿐 아니라 책임도 진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법적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조현민 한진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 사장은 현재 ㈜한진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을 맡아 노삼석 대표와 함께 경영을 이끌고 있다. 사실상 투톱 체제다.

하지만 신분은 미등기임원이다. 작년 1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실화하진 않았다.

지난해 업무적으로 다양한 퍼포먼스를 낸 만큼 '때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조 사장은 작년 6월 "아직 능력에 대한 검증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사회에 들어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회사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뒤 사내이사로 합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후 글로벌 물류와 ESG경영 강화, 신사업 등에 적극 드라이브를 거는 등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모바일 게임과 웹툰, 단편영화 등을 제작·출시해 물류에 대한 인식 제고에도 앞장섰다.

조 사장의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이다. ㈜한진 주가는 2018년 하반기 이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진은 2021년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 매입을 이어오고 있지만 의미 있는 효과를 보진 못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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