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달러 강세가 여전히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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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에서 해외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 기업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이는 미국에서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는 기업들의 4분기 순이익이 3%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전체의 55%에 달한다.

지난주 4년 만에 첫 매출 하락을 기록한 애플의 경우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해당 분기 회사 실적에 타격을 줬다며 환율 변동성을 제외할 경우 매출은 실제 증가했다고 말했다.

IBM도 강달러로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캐터필러도 비우호적인 환율이 4분기 매출을 5억 달러 이상 줄였다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는 지난해 급등한 후에 9월 고점 대비 8%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달러화 가치는 역사적으로 높으며, 1년 전보다는 7.3%가량 높은 상태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공동 투자책임자는 "4분기에 달러가 약화하기 시작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약세의 완전한 효과를 아직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가 너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몇 달간 달러화가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각국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환율 변동성은 크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이 통화 변동성으로부터 위험을 헤지하는 파상생품 매입을 축소했고 이는 결국 기업들을 상당한 위험에 노출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달러지수는 지난해 2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 랠리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달러지수가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8%가량 하락하는 동안 S&P500지수는 14% 올랐다.

특히 환율 변동성에 상당히 노출된 기술 기업들의 반등이 주목된다.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기술 기업들은 매출의 58%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이는 11개 업종 중에서 최대 규모다.

달러 강세가 누그러들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기술주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매트 오턴 수석 전략가는 "앞으로 달러 약세가 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술에 대한 수요는 해당 섹터에 여전히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계속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맥도날드와 3M은 강달러가 계속 실적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맥도날드는 1분기에도 환율이 주당 7센트~9센트가량의 순익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고, 3M도 환율 변동성이 올해 매출을 1%~2%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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