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제한적 강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고용지표 호전에 따른 여진은 잦아들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관계자들이 매파적인 결기를 드러내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1.42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1.080엔보다 0.346엔(0.2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713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247달러보다 0.00111달러(0.1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81엔을 기록, 전장 140.58엔보다 0.23엔(0.16%)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376보다 0.10% 상승한 103.479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하락세로 출발한 뒤 한때 103.495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의 시선이 집중됐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예상에 부합했지만 다른 연준 고위관계자들이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하면서다.

연준 서열 3위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포문을 열었다. 존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몇 년간 (for a few years)'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대변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더 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등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당히 높아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극심한 물가 압력을 근절하려면 얼마 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파월은 전날 워싱턴 D.C.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으나 이 과정은 꽤 시간이 걸릴 것이고, 아마도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추가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기간 제약적인 정책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상보다 강한 지표를 얻으면 예상보다 더 높게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고용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와 관련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5.4%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미국의 현 기준금리는 4.5%~4.75%이다.

유로화는 반등세를 보이다가 약세로 돌아섰다. 연준이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유럽중앙은행(ECB) 고위 관계자들도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했지만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ECB 통화정책 위원을 겸한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 등이 매파적인 발언을 강화했다. 유로존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총재인 나겔은 "현재 상태에서는 상당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분데스방크의 이사인 아사벨 쉬나벨도 "통화정책이 실제로 상당할 정도로 작동해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 수준인 2%로 돌아가기를 희망할 수 있을지 아직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ECB가 올해 늦여름에 현행 2.5% 수준이 기준금리를 3.5%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일본 엔화는 추가 강세가 제한됐다. 전날 워낙 큰 폭의 강세를 보인데 따른 되돌림 장세인 것으로 풀이됐다. 일본 노동자들의 지난해 월평균 명목임금 인상률이 버블경제 이후 3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은행(BOJ)의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지난해 12월 노동자 1인당 현금 급여(명목임금)는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다. 지난해 월평균 명목임금도 1인당 32만6157엔(약 311만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버블경제를 배경으로 임금이 빠르게 늘었던 1991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명목임금에 인플레이션 효과를 반영한 실질임금도 12월 들어 증가세(0.1%)로 돌아섰다. 월간 기준 실질임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인베스코의 매크로 리서치 담당인 벤 존스는 "시장은 거의 상관도 없는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은 사실상 금리 상한선이 시장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나스닥과 S&P500은 전날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맥쿼리의 전략가인 티에리 위즈먼은 "파월의 연설에는 고용 보고서가 연준의 전망을 실질적으로 바꾸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몇 가지 단서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울은 지난 주에 향후 전망은 데이터에 의존될 것이라고 밝혔지만(예상을 웃돈) 고용보고서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태도를 바탕으로 볼 때 파월은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고 전망 자체도 고용보고서로 바뀌지는 않을 듯하다"고 풀이했다.

페퍼스톤의 리서치 헤드인 크리스 웨스턴은 파월이 "눈에 띌 정도의 새로운 것을 말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시장과 연준은 모두 경제지표를 지켜보는 위치에 있다"면서 "당장은 연준 고위관계자에는 덜 민감하고 경제지표에 훨씬 더 예민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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