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부회장 "AI 혁신 중심에 '메모리 반도체' 있을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5일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자리에서 그는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과 저장,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AI 챗봇 서비스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 HBM(High Bandwidth Memory)이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등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HBM3는 HBM 최신 세대 제품으로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819GB(기가바이트)에 달해 초고속 AI 반도체 시장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부회장은 "CPU에 직접 연결되는 기존 메모리 용량 확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CXL 등 공유 메모리(Pooled Memory)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산업의 가치와 한국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제언도 빼먹지 않았다.

반도체가 20년 넘도록 한국의 수출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산업 종사자도 31만명에 달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핵심사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취지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이는 전날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 관련 법안과도 관련이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 기준 최대 15%로 높이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관련 내용을 논의했으나 여야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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