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공개된 후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는데도 미국채 변동성 지표인 MOVE 지수가 요동치지 않아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MOVE 지수와 달러-원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도 MOVE 지수와 달러-원의 관계를 설명하며 MOVE 지수가 낮을수록 달러-원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달러-원 급등 우려…"MOVE 지수에서 힌트 찾는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이달 2일 1,220.30원에서 16일 1,284.80원으로 상승했다. 최근 10거래일 중에서 1거래일만 빼고 달러-원이 상승했다.

최근 달러-원이 60원 넘게 오르면서 원화가 작년처럼 가파르게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는 최근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MOVE 지수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다며 달러-원이 작년처럼 급등세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MOVE 지수는 미국채 옵션가격을 기초로 국채가격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를 말한다.

앞서 이달 들어 시장은 미국의 1월 고용지표(3일)와 1월 CPI(14일) 등을 소화했다.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1만7천명 증가해 예상치(18만7천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1월 실업률은 3.4%를 기록했다. 이는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월 CPI와 근원 CPI는 시장예상치와 대체로 부합했다. 하지만 3개월 연율 기준 근원재화 가격이 3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가 1월에 반등했다.

거주 인플레는 민간 렌트 지표를 따라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또 주거 외 서비스 인플레도 의미 있게 둔화하지 않았다.

간밤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월간상승률도 예상치를 웃돌며 반등했다.

◇ 미국채 상승에도 변동성 제한…달러-원 시사점은

이 같은 영향 등으로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도 조정됐다. 4.75~5.00%에서 5.25~5.50%로 50bp나 상향됐다.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미국채 2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55.73bp, 46.36bp 올랐다.

이 기간 MOVE 지수도 97.76에서 111.01로 상승했다. 하지만 MOVE 지수는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MOVE 지수의 3개월 평균치는 117.56이며 최고치는 141.93이다. 6개월 평균치는 127.52를 기록했으며 최고치는 160.72다.

이는 시장이 미국의 1월 고용지표와 1월 CPI 등을 반영하면서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있는 등 전망치 분포가 넓었다.

이처럼 MOVE 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달러-원 상승세도 제한될 것으로 진단됐다. MOVE 지수와 달러-원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서다.

챗GPT도 "MOVE 지수가 낮을수록 미국 국채 시장 변동성과 위험도가 낮아져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미국 달러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으로 달러-원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경제지표나 지정학 사건 등 다른 요인도 달러-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참가자도 당분간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미국채 변동성이 크지 않으면 달러-원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달러-원이 반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MOVE 지수가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원화 약세도 작년처럼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으로 보면 달러 약세기조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MOVE 지수 추이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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