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이 기준금리 폭을 둘러싸고 이견을 드러내면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상향조정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4.18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3.868엔보다 0.320엔(0.24%)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6946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6719달러보다 0.00227달러(0.21%)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3.50엔을 기록, 전장 142.88엔보다 0.62엔(0.43%)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3.992보다 0.11% 하락한 103.880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0.31%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4.669를 기록하는 등 6주 만에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지만 장 막판에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연준 매파의 목소리는 다시 거세졌지만, 기준금리 인상 폭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되면서다.

연준 집행부 시각을 반영하는 미셸 보먼 미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1월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를 따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리가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좀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얼마나 더 많이 할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25bp 금리 인상폭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5bp는 중앙은행이 경제 지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flexibility)을 준다"며 25bp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앞서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전날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주장했다며 3월에도 50bp 주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하락추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가 5.375%까지 오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2주 전 회의에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별개로 50bp 금리 인상을 위한 강력한 경제적 사례를 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추가 상승하면 연준이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50bp 인상론이 다시 거론될 정도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거센 것으로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됐다.

미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7%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4% 상승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직전월 하락세를 나타냈던 PPI는 한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3.0% 늘어난 6천9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9%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고용이 강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지난 14일 발표된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6.4% 올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6.2%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1월 근원 CP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5.5% 상승을 상회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잇따라 예상치를 웃돈 데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폭이 50bp로 회귀하거나 6월에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점차 의식하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다시 뜀박질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3bp 오른 3.894%에 호가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4bp 오른 4.710%에 호가가 나왔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가치도 다시 가파르게 하락했다. 미국채와 일본국채(JGB)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35.120엔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엔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유로화도 한때 1.06110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 1월 6일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지만 오후 들어 제한적 강세 수준까지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관리들도 기준금리 인상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매파적인 기조를 드러내면서다.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금융시장에서 평가하는 것보다 더 지속해서 나타날 위험이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오안다의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지금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대대적으로 재설정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파장은 모든 곳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골칫거리인 것으로 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통화 정책이 훨씬 더 제약적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기 시작했고 이는 달러화에 대해 일부 안전 자산 선호 흐름을 촉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우스는 이전에 두 번 더 예상했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이제는 3월, 5월, 6월에 세 번 연속 25bp 인상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당초 5.25%에서 5.50%로 상향 조정됐다는 의미다.

그는 "더 강한 성장과 확고한 인플레이션 소식 등에 비추어 우리는 연준의 전망에 25bp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CMC의 분석가인 티나 텡은 "최근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임박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시장은 더 높은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6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