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데 따른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일부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점도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제한했다. 미국 국채 장단기물 수익률 역전폭은 한때 사상 최대 수준까지 접근하는 등 추가로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달러화 단기 강세에서 차익 실현 움직임도 포착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6.25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6.419엔보다 0.160엔(0.1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607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5470달러보다 0.00600달러(0.5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4.53엔을 기록, 전장 143.87엔보다 0.66엔(0.4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5.237보다 0.56% 하락한 104.644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한때 104.637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화 약세를 반영했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한 데 따라 되돌림 장세가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정부분 시장에서 소화가 된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채 장단기물 수익률 역전폭 확대도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제한했다.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를 다시 자극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전날 종가 대비 5bp 이상 오른 4.857%로 고점을 높였다. 이는 2007년 7월2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종가 대비 3bp 이상 하락한 3.920%로 호가를낮췄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 마이너스(-) 83.7bp 수준에서 이날은 한때 마이너스 93.7bp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 1981년 10월 2일의 마이너스 96.8bp 수준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내구재 수주가 줄었다는 소식도 달러화 추가 강세를 막아선 것으로 진단됐다. 올해 1월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가 예상보다 많이 줄었다. 1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전월보다 4.5% 줄어든 2천723억 달러로 집계됐다. 1월 내구재 수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6% 감소보다 더 부진하다. 내구재 수주는 지난 3개월 중에서 2개월은 감소세를 보였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약세도 진정됐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35.970엔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엔화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일본 수출기업 등 실수요 엔화 매수가 유입된 영향도 반영됐다. 달러-엔이 단기간에 급상승한 데 따라 이익을 확정하는 물량도 엔화 매수·달러 매도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일본 참의원에서 실시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후보자 청문회는 환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 24일 중의원 청문회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에다 후보자는 "BOJ의 현행 완화 정책은 적절하다"며 완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BOJ의 현재 통화완화 정책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면서도 "통화 완화책의 이점이 부작용보다 더 크다"고 강조했다.

유로화의 추가 약세도 제한됐다. 유로-달러 환율이 7주일 만에 최저치로 급락한 데 다른 되돌림인 것으로 풀이됐다. 유로화가 단기간에 급락한 데 따라 이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된 것으로 진단됐다.

유로존 주요국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인 점도 유로화 추가 약세를 제한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독일 분트채 2년물 수익률도 한때 전장 대비 5bp 이상 오른 3.07%에 호가되는 등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연 3.0%를 상향 돌파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1% 가까이 급등하며 약진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새로운 브렉시트 후속 조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북아일랜드 관련 브렉시트 협약을 수정한 '윈저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브렉시트가 촉발한 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파운드화는 전날보다 0.96% 상승한 1.205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웰스파고증권의 전략가인 에릭 넬슨은 달러화는 그동안 좋은 흐름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 중 일부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상승세를 보인 데 놀란 영향이고 모든 기물의 금리도 상당히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화는 최근 강세를 보인 이후 되돌림 장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JP모건의 리서치 헤드인 브루스 카스맨은 ECB가 25bp를 추가로 올려 올해 연준 기준금리와 스프레드를 100bp 수준으로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위험은 분명히 연준의 추가 금리 상승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TD 증권의 전략가들은 "연준은 이번주에 여태까지 해온 것처럼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2월 경제지표도 1월만큼이나 강하다면 "일부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금리 전망에 상승 위험의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의 리서치 헤드인 울리히 로이트만은 "헤드라인 지표의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율 상승 추세는 깨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지표의 반전이 감지돼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뱅크의 전략가인 모 시옹 심은 우리는 다소 걱정스러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25bp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속도를 높여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래서 나는 이것이 시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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